방산업계 ‘무서운 아이들’…AI가 견인하는 新혁명 [글로벌 방산업 4차 전성시대]

전장기술 변화에 스타트업 급성장
안두릴·실드AI·스카이디오 등 주목
오픈AI도 美국방부와 2억 달러 규모 첫 계약

▲프랑스 파리 르 부르제 공항에서 19일 열린 제55회 파리 국제 에어쇼에서 방문객들이 안두릴의 전시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파리/AFP연합뉴스)

과학 기술의 발달로 방위산업에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소수의 기존 업체가 오랫동안 지배해 온 구도에서 기술 스타트업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공지능(AI)과 전장 기술의 변화로 인해 방산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생 기술 기업들의 공상과학(SF)적인 프로젝트에는 자율 잠수함, 고출력 마이크로파 무기, 음속의 5배 이상을 비행할 수 있는 항공기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AI를 기반으로 한 방산 스타트업들의 급성장이 두드러진다. 최근 실리콘밸리 회사들은 미국 국방부와 AI 기술을 접목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미국 AI 방산업체 팔란티어는 육군과 10억 달러(약 1조3600억 원) 규모의 군사용 AI·데이터 플랫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 AI도 미국 국방부와 처음으로 계약을 맺었는데 2억 달러에 AI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안두릴은 페미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과 미군용 가상현실(VR) 웨어러블 헬멧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주목할 만한 방산 스타트업으로 안두릴과 실드AI, 스카이디오 등을 꼽았다. 안두릴은 미니 전투기, 자율 잠수함, 이를 제어하는 AI 소프트웨어를 보유했으며 곧 수만 대의 자율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약 46만㎡ 규모 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이는 축구장 87개 크기에 달한다. 이 회사는 최근 자금 조달을 통해 기업가치를 두 배 이상 끌어 올린 305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실드AI는 ‘하이브마인드’라는 소프트웨어와 함께 V-BAT라는 자율 드론을 제작한다. 하이브마인드는 위성항법장치(GPS)나 해당 지역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도 항공기가 실시간으로 전장을 분석하고 대응할 수 있게 해준다. 실드AI는 유명 벤처캐피털 안드레센호로위츠와 미국 혁신기술기금 등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올해 V-BAT 생산량을 늘리고자 한다.

스카이디오는 순찰 중인 경찰과 우크라이나 같은 전쟁 지역 군인들에게 드론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의 드론은 초보자도 다루기 쉬운 자율비행 시스템을 특징으로 한다. 실시간으로 드론이 주변을 인지해 AI가 장애물과의 충돌을 피하는 방식이다. 또 이 스타트업은 전자 공격, 전파 방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블룸버그는 어플라이드인튜이션, 에피루스, 헤르메우스, 리빌드메뉴팩처링, 파이어플라이에어로우스페이스, 아스트라니스 등을 올해 주목해야 할 방산 기술 스타트업으로 지목했다.

이들 방산 스타트업들의 역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하에서 더 커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방을 개혁해 낭비를 줄이고 무기 제조 및 조달 방식을 현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