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고비’의 성공 이후 글로벌 제약사들은 더 편리하게, 더 많이 감량하는 방법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을 경쟁력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 확보에 나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펩트론은 올해 하반기 일라이 릴리(이하 릴리)와의 기술성 평가 결과를 확인할 전망이다. 펩트론은 지난해 10월 릴리와 플랫폼 기술의 평가를 위한 비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펩트론의 약물전달 플랫폼 ‘스마트데포(SmartDepot™)’는 체내에서 약물을 서서히 방출하도록 해 약효를 지속시키는 기술이다. 회사에 따르면 초음파 노즐을 이용한 정밀 분무건조 공정으로 미세 입자의 크기 및 내부 구조의 균일성을 확보했으며, 약효 지속 시간을 짧게는 1주부터 길게는 6개월까지 조절 가능하다. 이를 비만치료제에 적용하면 주 1회 투약하는 위고비의 편의성을 뛰어넘을 수 있다.
최근 경구용 비만치료제 ‘오포글리프론’의 긍정적인 임상 3상 결과를 공개한 릴리는 스웨덴 카무루스의 장기 지속형 약물 전달 플랫폼도 도입하는 등 비만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을 손에 넣기 위해 다방면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펩트론 관계자는 “릴리와의 기술성 평가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좋은 결과를 확보할 경우 기술이전 본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임상에 착수하는 순서”라고 설명했다.
인벤티지랩 역시 장기지속형 주사제 플랫폼 기술 ‘IVL-드러그플루이딕(DrugFluidic)’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마이크로스피어 기반 장기지속형 주사제의 단점인 초기 약물 과방출을 극복하고 균일한 고품질 미립구의 대량 생산으로 품질을 극대화한 플랫폼이다. 이를 활용해 세마글루타이드와 터제파타이드 성분의 1개월 장기지속형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인벤티지랩은 지난해 9월 베링거인겔하임과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 올해 4분기께 개발 평가 결과가 제시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큐라티스 오송 바이오플랜트에 장기지속형 주사제 전용 위탁개발생산(CDMO) 생산라인을 확보하는 등 상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이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는 현재 임상 3상 단계다.
비만치료제 시장이 커지면서 먹는 비만약을 개발하려는 노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경구용 펩타이드 플랫폼 기술 ‘오랄링크(ORALINK)’가 적용된 신약 후보물질 5종을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나스닥 상장 기업 멧세라에 기술이전 했다.
주사제로 쓰이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비만치료제를 경구용으로 전환하면 펩타이드의 낮은 안전성과 큰 분자 크기 탓에 혈액으로 흡수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디앤디파마텍에 따르면 오랄링크 기술은 물질의 비활성 부위에 선택적으로 비타민 리간드와 지방산 유도체를 결합해 약물의 체내 활성과 긴 반감기를 유지하고 경구 흡수율을 크게 늘려 펩타이드 및 단백질의약품의 경구제 개발이 가능하게 한다.
회사 관계자는 “멧세라에서 최적 제형을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기술이전 물질 중 ‘MET-224o’와 ‘MET-097o’의 인체 체중감소에 대한 4주 반복투여 효능을 연내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