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데이터 분석 능력 등 고도화
향후 ‘AI 에이전트’로 진화 전망

네이버가 LG AI 연구원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추론 인공지능(AI) 모델을 이달 내 공개한다. 네이버와 LG AI 연구원에서 AI 패권 확보에 앞장서며 자체 추론 모델 개발을 강조했던 책임자들이 정부 요직에 발탁되면서 이들 기업의 추론 모델을 기반으로 한 국내 AI 경쟁력 강화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앞서 네이버 출신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의 임명에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에 배경훈 LG AI 연구원장이 지명됐다.
2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플래그십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한 추론형 AI 모델의 공개 방식을 검토해 이달 내 선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하이퍼클로바X에 추론 모델을 적용해 일반인도 추론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지, 하이퍼클로바 X SEED(시드)처럼 오픈소스로 공개할지에 대한 논의가 남은 상태”라며 “논의를 마치고 이달 내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추론 모델은 수학과 프로그래밍 분야에서 더욱 정확한 답변을 생성할 뿐만 아니라 시각 및 음성 정보 이해, 자동 웹 검색, API 호출, 데이터 분석 등의 능력도 고도화했다. 가령 하이퍼클로바X 추론 모델에 ‘강원도 고성에 아이와 함께 갈 관광지로는 어디가 있을까? 후기 좋은 숙소도 예약해줘’와 같이 명령하면 추론 모델은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거듭해 답변을 도출한다.
각 단계에서 검색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나 숙소 예약 API를 호출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AI가 어떤 도구를 활용해야 하는지 사용자가 직접 지정해야 했으나, 추론 모델을 통해 하이퍼클로바X가 스스로 적절한 도구를 선택해 이용 편의를 대폭 높인 것이다. 결국 네이버는 추론형 모델을 기반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AI 에이전트’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가 LG AI 연구원에 이어 추론 모델 공개에 나서자, 업계는 국내 AI 산업도 추론 학습으로 전환되는 등 범용 AI(AGI) 신기술 경쟁력 확보에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주요 AI 요직에 네이버와 LG AI 연구원의 전문가들이 인선된 점도 이러한 기대에 무게를 더한다.
하 수석은 평소 국내 기업의 자체 추론 모델 개발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우리 기업들도 자체 추론형 AI 모델을 준비해야만 미국과 중국처럼 추론 단계로 넘어갈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독일과 프랑스, 일본 등 AI 경쟁국에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 후보자는 올 3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LG AI연구원 추론형 AI 모델 ‘엑사원(EXAONE) 딥’ 개발을 이끌며 국내 AI 발전 방식을 지식에서 추론으로 선제적 전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