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모든 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수련병원 복귀를 고려하는 전공의들이 박 비대위원장과 엇갈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직은 내부 절차를 진행하지 않아 당분간 유지된다.
박 비대위원장은 24일 페이스북에 “모든 직을 내려놓고자 한다”라며 “지난 일 년 반, 부족하나마 최선을 다했으나 실망만 안겨드렸다”라며 사퇴 의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제 불찰이다. 모쪼록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라며 “학생들 끝까지 잘 챙겨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박 비대위원장은 전공의단체 내부에서 그를 ‘패싱’한 채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들과 갈등을 빚은 끝에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박 비대위원장은 수련 병원 복귀에 강경히 반대하고 있지만,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새 정부와 협의 하에 복귀를 희망하는 이들이 점차 증가하는 상황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 게시글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전공의 대표들이 진행한 언론 인터뷰를 함께 게시했다. 해당 인터뷰에 참석한 전공의들은 정부가 정책 결정 과정에 전공의 의견을 수렴하고, 수련 환경을 개선한다면 수련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인터뷰에 참여한 전공의들을 겨냥해 “일 년 반을 함께 고생했던 동료이자 친구라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나 보다”라며 “끝내 한 마디 설명도 듣지 못했다”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사퇴를 예고한 ‘모든 직책’에 의협 부회장직이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박 비대위원장은 김택우 의협 회장이 취임한 이후 부회장단에 이름을 올려 활동해 왔다. 박 비대위원장은 의협 측에 사퇴와 관련해 사전에 협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사퇴와 관련해 의사를 전달받은 바 없다”라며 “개인적인 의견을 표할 수는 있지만, 그와 별개로 사퇴하려면 협회 내부에서 정해진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현재 부회장직은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