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강 클럽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최다 우승팀(5회)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알힐랄(사우디 아라비아)에 덜미를 잡히면서 트로피 수집을 향한 첫걸음이 뜻밖의 무승부로 꼬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19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가든스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클럽 월드컵 H조 1차전에서 알힐랄과 1-1로 비겼다. 경기 내내 우위를 점했지만, 결정력 부족과 골키퍼 야신 부누의 눈부신 선방에 막혔다.
이번 경기는 사비 알론소 감독의 데뷔전이었다. 지난 시즌 바이어 레버쿠젠을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으로 이끈 그는 은사 카를로 안첼로티의 뒤를 이어 친정팀 레알 마드리드의 지휘봉을 잡았다. 반면 알힐랄도 이탈리아 명장 시모네 인자기 감독이 새롭게 팀을 맡은 첫 경기였다. 명장 대결다운 팽팽한 승부였다.
관련 뉴스
전반 34분 레알은 매끄러운 역습으로 먼저 골을 뽑아냈다. 호드리구의 패스를 받은 곤살로 가르시아가 침착하게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알론소 체제의 첫 골을 신고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7분 뒤 수비수 라울 아센시오가 마르쿠스 레오나르두를 박스 안에서 넘겨 페널티킥을 내줬고, 네베스가 이를 성공시키며 알힐랄이 균형을 맞췄다.
후반전에 들어서자 레알은 승부를 결정짓기 위해 공세를 높였다. 후반 막판 프란 가르시아가 상대의 팔꿈치 가격에 쓰러지며 VAR 끝에 다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발베르데가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알힐랄의 부누가 몸을 던져 막아내며 골문을 지켰다.
결국 추가시간 7분 동안에도 승부는 갈리지 않았고, 알론소 감독은 데뷔전에서 아쉬운 무승부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는 경기 후 “전반은 좋지 않았지만, 후반엔 균형을 되찾았다”며 “결과는 내 책임이다. 페널티킥 실축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음바페의 부재에도 비니시우스, 벨링엄, 호드리구, 알렉산더 아널드 등 화려한 라인업을 총출동시킨 레알이었지만, 인자기의 알힐랄은 주앙 칸셀루, 후벵 네베스, 밀린코비치-사비치, 마르쿠스 레오나르두 등 유럽파 중심의 조직력으로 맞섰다. 결과적으로 전력 격차는 없었다.
이번 무승부로 레알은 파추카(멕시코),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와의 남은 조별리그에서 반드시 승리를 챙겨야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레알의 ‘클럽 월드컵 6회 우승’ 도전은 험난한 출발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