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반기 분양시장에 1000가구 이상의 ‘대어급 단지’들이 청약 채비에 나선다.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분양가 규제 및 청약제도 개편 등 정책 환경이 정비되면서 서울과 수도권,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대형 단지들의 공급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7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선 하반기 4개 정도의 주요 단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송파구 ‘잠실 르엘’은 미성·크로바 재건축 단지로 총 1865가구 중 약 213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며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약 20억 원으로 예상되지만 인근 시세는 30억 원을 넘어 최대 10억 원의 차익이 기대되는 ‘로또 단지’다.
서초구 ‘아크로드서초’도 강남역과 서초역 사이 초역세권 입지에 들어서며 후분양 방식으로 하반기 분양이 이뤄진다. DL이앤씨가 시공을 맡아 총 1161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251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과 후분양 프리미엄이 더해져 시세 대비 가격 경쟁력이 기대된다.
비강남권에서는 영등포구 ‘신길5동 지역주택조합’과 관악구 ‘신림2구역’ 등 재개발 대단지도 관심을 끈다. 신길5동 단지는 총 2030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일반분양은 312가구다. 여의도 인접성과 지하철 5호선 도보권이라는 입지 강점이 돋보인다. 신림2구역은 1487가구 중 519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서울대입구·신림역 더블생활권에 속하고 경전철 서부선 수혜도 예상된다.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는 입주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경기 광명시에서 대단지 2곳이 출격 예정이다. 철산3동 ‘철산역 자이’는 광명12구역 재개발 단지로 총 2045가구 중 약 68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철산역 도보권 입지에 GS건설 시공의 자이 브랜드가 적용돼 광명뉴타운 내 ‘대장 단지’로 꼽힌다. 분양은 8월로 예정돼 있다.
9월에는 수도권 최대 재개발 사업지인 ‘광명1R구역’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총 4291가구 규모로 이 중 785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광명역과 가산디지털단지역 접근성이 뛰어나고 신안산선과 GTX 등 광역교통망 개발 수혜까지 더해져 주거 선호도가 높다.
인천 용현·학익지구에 들어서는 ‘시티오씨엘 8단지’는 총 1348가구 전량이 일반분양 물량이다. 수인선 학익역 도보권에 위치한 역세권 단지며 시티오씨엘 브랜드 타운 내 핵심 입지를 차지한다. 7월 분양이 예정돼 있다.
지방에서는 부산에서만 3개 대단지가 동시 출격을 앞두고 있다. 해운대구 재송동 ‘르엘 리버파크 센텀’은 총 2070가 규모로 롯데건설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이 처음 적용된다. 지상 67층 초고층 설계에 센텀·마린시티 상권과도 인접해 있어 수요층이 두텁다. 분양은 7월로 예정됐으며 고급 중대형 위주 평면 구성도 특징이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 들어서는 ‘푸르지오 트레파크’는 1370가구 전량 일반분양 단지로 7월 분양 예정이다. 수변공원과 교육시설이 가까운 입지에 조성된다. 부산진구 범천1-1구역의 ‘힐스테이트 아이코닉’은 총 1323가구 중 855가구가 일반분양 된다. 현대건설 시공의 최고 49층 초고층 단지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분양 시장이 단지 규모와 입지만으로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한다. 청약 수요자들의 기준이 더욱 정교해진 만큼 분양가 수준과 시세 차익 가능성, 면적 구성 등 실질적인 체감 요건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단지라는 점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고 수요자들이 가장 유의 깊게 보는 건 결국 분양가”라며 “예상 시세차익이 크거나 인근 단지 대비 합리적인 가격이 책정돼야 청약 흥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근에는 평형 구성에 따른 선호도 차이도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면적별 분포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