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이란 간 무력 충돌에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국내 채권금리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6월 정례회의를 이틀 앞두고 국제 유가 급등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국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2.1bp(1bp=0.01%p) 오른 2.483%에 거래를 마쳤고, 10년물 금리는 4.5bp 상승한 2.864%를 나타냈다.
국채 금리는 통상 미국채 금리 움직임에 연동하는 경향이 있다. 전일 미국 채권시장은 일제히 약세 마감했다. 글로벌 장기채 금리의 벤치마크(기준지표)로 통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0.77%(3.4bp) 오른 4.4580%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아시아 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현재 4.46%대까지 상승한 상태다.
국채 금리의 상승은 국채 가격의 하락을 뜻한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전면전이나 장기전으로 격화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패권국인 미국이 관망세로 나오자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서도 자금이 빠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의 핵심 우방국인 미국은 이번 공습에 관망 모드를 취하는 분위기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점도 인플레이션 부담을 키운다. 이날 서울 휘발유 리터당 가격은 전일보다 9원 오른 1706원이었다. 이스라엘이 이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시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전일(현지시각)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3.7%(2.72달러) 급등한 배럴당 75.67달러, 브렌트유 선물도 4.94%(3.67달러) 급등한 배럴당 77.90달러를 기록했다. 미시간대 6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월보다 8.3%p 반등하며 6개월 만에 첫 상승세를 보였고, 장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대폭 하락했다.
18일(현지시각) 예정된 6월 FOMC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과 함께 점도표 상향 조정이 예상되고 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 대중 고관세 부과로 미국 3분기 인플레이션 경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올해 미국의 금리 인하 폭은 기존 2차례보다 축소해 3.7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