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전 유동성 리스크 관리 방안 마련해야”

입력 2025-06-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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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연구소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자료제공=하나금융연구소)
(자료제공=하나금융연구소)

새 정부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에 힘을 싣고 있는 가운데, 은행의 기업·가계대출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본격 도입될 경우 시중 자금이 기존 예금에서 이탈해 디지털 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전 유동성 리스크 등을 관리할 방안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4일 하나금융연구소가 최근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은 전통금융시장과 연결된 새로운 유동성 공급자로 주목받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금 등 특정 자산 가치에 일대일로 연동돼 안정적인 가치가 유지되는 가상자산이다. 법정화폐처럼 결제 수단, 자산 저장 수단, 회계 단위 등의 기능을 수행하지만 공식적인 통화 공급 주체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원화에 가치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논의에 속도가 붙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을 10일 대표 발의했다. 한국은행이 아닌 은행 등 민간금융기관이 코인을 발행해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원화처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어 전날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디지털자산기본법과 연계한 ‘디지털 지급결제수단(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법안에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자격과 함께 담보자산 요건과 외환거래 관리 등 건전한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에 필요한 사항, 이용자 보호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금융시스템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현하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국내 여유자금이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하는 경우, 은행의 예금 기반이 축소되고 기업과 개인에 대한 대출 여력이 감소하는 등 신용 중개 기능의 약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민 연구원은 “여유자금의 이동은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 축소와 자금 이동의 불투명성 확대를 유발하기 때문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이전에 이를 관리, 감독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 확대는 국내 통화정책 효과를 저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자금이 전통 금융기관을 우회하는 요인이 돼 중앙은행의 금리 조절이 실물 경제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의지를 내보인 배경에도 이 같은 우려가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12일 한은 창립 제75주년 기념사를 통해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은 핀테크 산업의 혁신에 기여하면서도 법정화폐 대체 기능이 있다”며 “안정성과 유용성을 갖추는 동시에 외환시장 규제를 우회하지 않도록 제도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민 연구원은 자본유출 문제도 위험 요인으로 짚었다. 그는 “외환 통제가 강하거나 자국 화폐 가치 변동성이 심한 경우, 가치 변동이 적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자국 내 자본유출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비주류 통화 보유국은 스테이블코인 보유 확대로 해당 국가 내 유동성 관리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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