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조원 규모…개별 건으로는 사상 최대

현대로템의 K2 전차 폴란드 2차 수출 계약이 막바지에 단계에 진입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성사되는 방산 수출 사례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이 폴란드에 K2 전차 180대를 공급하는 계약이 곧 성사될 예정이다. 계약 금액은 60억달러대(약 9조 원)에 달한다. 개별 방산 수출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K2 전차는 기동성과 화력, 생존성을 두루 갖춘 국산 주력 전차로, 튀르키예 기술 수출(2008년)과 폴란드 완성품 수출(2022년)을 통해 이미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전체 180대 중 117대(K2GF)는 현대로템이 생산해 직접 공급하고, 나머지 63대(K2PL)는 폴란드 국영 방산그룹 PGZ가 현지에서 생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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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은 앞서 폴란드와 지난 2022년 1차 수출 계약(180대)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 2차 계약은 공급 대수는 동일하지만 계약 금액이 4조5000억 원에서 9억 원으로 2배 증가했다.
이는 현지에서 만드는 K2PL의 경우 기존 K2의 개량형으로 비싼 데다 기술이전과 유지·보수·운영(MRO) 등이 추가됐고 구난과 교량 전차 등도 동반으로 납품되기 때문이다.
2차 계약은 당초 지난해 말부터 추진됐다. 그러나 기술 이전을 어디까지 할지를 비롯해 현지 생산에 대한 이견 조율과 12.3 비상계엄 여파로 지연되면서 해를 넘겼다.
현대로템은 폴란드를 넘어 루마니아와 슬로바키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과도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와의 초대형 무기 수출 관련 기본계약은 2022년 7월 윤석열 정부 하에서 체결됐다. 같은 해 8월에는 총 124억 달러(약 18조 원) 규모의 1차 계약 서명이 이뤄졌으며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 FA-50 경공격기 48대 등의 공급 계획이 포함됐다.
그 후 2023년 12월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 152문을 시작으로, 2차 계약 차원의 개별 계약이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협상을 오래 진행해 왔고 어느 정도 9부 능선에 다다른 것은 맞다”면서도 “계약 체결 시점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K-방산을 ‘글로벌 4대 방산강국(G4)’으로 키우겠다며 전폭적 지지를 밝힌 바 있다. 핵심은 △방산 수출 전담 컨트롤타워 신설 △방위사업청 역량 강화 △연구개발(R&D) 세액 감면 등이다.
아울러 국가안보실 내 방위산업담당관 직위를 경제수석실로 이관하고 대통령 주재 방산수출진흥전략회의를 정례화하는 방안도 공약으로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