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보안업체 아이순 의혹, ‘사이버 보안’ 각성 필요하다

입력 2025-06-09 19:0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중국 해커에 의한 정보 유출이 의심되지만 유야무야된 사례 중 하나로 3월 미국 법무부에 의해 기소된 중국 보안업체 아이순(i-Soon)의 LG유플러스 및 우리 외교부 해킹 의혹이 있다. 개발자 커뮤니티 ‘깃허브’에 올라온 중국 해커 아이순 관계자 대화 내용. 연합뉴스
▲중국 해커에 의한 정보 유출이 의심되지만 유야무야된 사례 중 하나로 3월 미국 법무부에 의해 기소된 중국 보안업체 아이순(i-Soon)의 LG유플러스 및 우리 외교부 해킹 의혹이 있다. 개발자 커뮤니티 ‘깃허브’에 올라온 중국 해커 아이순 관계자 대화 내용. 연합뉴스
중국발 사이버 위협이 대한민국의 국가 시스템을 겨냥한 공격으로 고도화되고 있다는 뉴스가 9일 나왔다. 미 법무부와 보안업계에 따르면 중국 보안업체 아이순(i-Soon)은 2023년까지 7년간 43개 중국 정부 기관에 해킹 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로 지난 3월 미국에서 기소됐다. 문제는 그 해킹 표적에 LG유플러스와 외교부가 포함된 정황이 뒤늦게 드러났다는 점이다.

우리 당국과 기업은 해킹 피해 증거가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 해킹 충격에 이어 사이버 보안에 거듭 경종을 울리는 소식이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아이순은 중국 공안부와 계약한 업체로 내부자가 한국· 대만·영국 등 20여 개국 정부와 기업에서 빼낸 정보를 개발자 커뮤니티 ‘깃허브’에 올렸다. 깃허브에 올라온 아이순 내부 대화는 대화창 41개, 총 3500페이지 분량이다. 이 중 대화창 4개가 한국 외교부, 1개가 LG유플러스 해킹과 관련한 내용으로 지목됐다. 중국 공안 등으로 추정되는 수요처와 거래하려 한 정황도 담겼다.

아이순 의혹만이 아니다. 사이버 시대를 맞은 지구촌은 매일 데이터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해킹 공방이 대표적이다. 글로벌 보안기업 사이버리즌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사를 겨냥한 공격은 장기간에 걸친 정밀 추적을 위한 기반 정보 확보가 주목적이다. 특정 인물의 통화 상대, 시각, 빈도, 위치 정보 등 통화 기록을 수집해 행동 패턴과 사회적 관계 등을 파악하는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동북아 지정학으로 미루어 우리 데이터 안보를 침해하는 악성 사건의 배후엔 십중팔구 중국, 북한 등의 사이버 전력이 숨어 있다고 봐야 한다. 이번도 그런 맥락일 것이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한 해킹 시도도 증가하고 있다.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악성 코드를 작성하거나 생성형 AI를 통한 사회공학적 기법으로 민감한 정보를 탈취하기 일쑤다. 오픈AI는 올해 초부터 중국 해커들이 자사 AI 챗봇인 챗GPT를 악용한 20건 이상의 사이버 공격을 적발하고 차단했다. 생성형 AI 도구가 적대적 활동에 쓰인다는 사실이 확인된 첫 사례다.

중국은 설상가상으로 국가정보법을 통해 모든 자국민에게 첩보 활동 협조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중국인이 우리 군기지, 공항·항만, 국정원, 정부청사 등 국가 중요시설을 무단으로 촬영한 사건이 지난해 6월부터 11개월 동안 11건이나 발생했다. 선의로 해석할 여지가 없는 엄중한 사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진영도 중국발 온·오프라인 위험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중이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 또한 무풍지대일 수 없다. 산업 스파이가 기승을 부려 이미 첨단 기술이 중국으로 줄줄 새는 실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2020~2024년 기술 유출 피해 규모가 23조 원에 달한다. 이 중 중국 연관 사건이 70%가 넘는다. 이런데도 한국은 스파이 행위를 응징하지 못한다. ‘적국’인 북한이 아닌 중국인이나 기타 외국인에겐 간첩죄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OECD 38개국 중 간첩죄를 적국에만 한정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이런 나라가 사이버 스파이는 어찌 막겠나.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쯔양·닥터프렌즈·닥터딩요와 함께하는 국내 최초 계란 축제 '에그테크코리아 2025' 개최
  • 달러가 움직이면 닭이 화내는 이유?…계란값이 알려준 진실 [에그리씽]
  • 정국ㆍ윈터, 열애설 정황 급속 확산 중⋯소속사는 '침묵'
  • ‘위례선 트램’ 개통 예정에 분양 시장 ‘들썩’...신규 철도 수혜지 어디?
  • 이재명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 62%…취임 6개월 차 역대 세 번째[한국갤럽]
  • 겨울 연금송 올해도…첫눈·크리스마스니까·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해시태그]
  • 대통령실 "정부·ARM MOU 체결…반도체 설계 인력 1400명 양성" [종합]
  • ‘불수능’서 만점 받은 왕정건 군 “요령 없이 매일 공부했어요”
  • 오늘의 상승종목

  • 12.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6,324,000
    • -1.74%
    • 이더리움
    • 4,657,000
    • -1.92%
    • 비트코인 캐시
    • 847,000
    • -2.53%
    • 리플
    • 3,078
    • -4.47%
    • 솔라나
    • 204,000
    • -4.4%
    • 에이다
    • 644
    • -3.45%
    • 트론
    • 426
    • +2.16%
    • 스텔라루멘
    • 372
    • -1.85%
    • 비트코인에스브이
    • 30,660
    • -1.76%
    • 체인링크
    • 21,030
    • -3.35%
    • 샌드박스
    • 218
    • -4.3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