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정책 기대감+환율 하락' 요인
환율 8개월來 가장 낮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정치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과 원화 강세 전환이라는 호재가 맞물리며 코스피지수가 단숨에 3000선 턱밑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수급 전환을 일회성 반등이 아닌 본격적인 추세 변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증권가 안팎에서 확산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5% 오른 2855.77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하루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9767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3조1325억 원어치의 국내 주식을 순매수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 4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 사이에 3조 원을 쓸어 담으면서 매일 1조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지수는 156.8포인트 급등했다.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으로 방향을 트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 당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외국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수 랠리를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새 정부의 정책 기대감을 꼽을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취임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제 회생을 위해 당장 시행 가능한 정책이 필요하며 그 핵심은 추가경정예산(추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책 기대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 선진화를 핵심 국정 과제로 제시하며 상법 개정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2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상법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일반주주 권익 제고를 통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외국인들의 시각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밸류에이션 정상화로 이어지며 구조적인 ‘리레이팅(재평가)’을 촉발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책 효과에 더해 환율 흐름도 외국인 자금 유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원 내린 1356.4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해 10월 14일(1355.9원)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환율이 하향 안정되면서 외국인으로서는 환차익 기대가 커졌고, 이는 수급 전환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이 하락하면 외국인 투자자는 같은 원화 수익을 더 많은 달러로 환전할 수 있어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
원화 강세 흐름은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자산의 가치와 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반영하는 신호로도 해석되며, 이는 주식시장 유입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자본시장 신뢰 회복과 기업가치 제고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가 강하다”며 “여기에 환율이 1360원을 밑돌며 원화 강세 흐름이 지속되자 외국인의 수급 개선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다”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