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열기 식혀라”… 삼성ㆍLG, 공조시장 정조준 [데이터센터 '양날의 검' 上]

입력 2025-06-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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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6-15 17:01)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이를 떠받치는 데이터센터가 ‘디지털 인프라의 심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눈부신 속도만큼 그림자도 짙다. 전력 소비 폭증과 발열, 환경 규제와의 충돌은 또 다른 산업·정책의 과제다. 삼성·LG·SK 등 주요 기업들은 냉각·저전력·에너지 저장 기술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친환경 전환과의 충돌은 피할 수 없다. 데이터센터는 AI 시대의 필수 인프라인가, 기후위기의 뇌관인가. 본지는 산업·기술·환경을 가로지르는 이 딜레마를 집중 조명한다.

'AI 시대 격전지' HVAC 시장
삼성, 유럽 최대 HVAC 기업 인수
레녹스와 합작법인, 북미시장 공략
LG, 'ES본부'로 관련 사업 이관
'냉각솔루션 TDR' 전담조직 신설

▲삼성전자와 LG전자 HVAC 사업 현황 (이투데이DB)
▲삼성전자와 LG전자 HVAC 사업 현황 (이투데이DB)

AI 인프라 확산에 따라 전 세계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발열 관리’가 인프라 경쟁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냉난방공조(HVAC) 산업은 AI 시대의 ‘보이지 않는 전쟁터’로 떠오르며 국내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됐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발열량이 수배에 달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면 전체 시스템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발열 관리가 핵심과제로 떠오른 이유다.

특히 AI 연산은 모델 학습과 추론, 클라우드 서비스, 빅데이터 분석이 동시에 이뤄져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냉각 수요가 월등히 높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센터보다 열 제어에 드는 비용과 투자가 6배 이상 크며 엔비디아의 최신 GPU ‘블랙웰’이 탑재된 서버는 전력 집적도가 기존 대비 13배를 넘는다. 냉각 기술의 효율성은 단순 운영비 절감을 넘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와도 직결되는 핵심 요소로 부각된다. 이 같은 배경에서 국내 대기업들도 데이터센터향 공조 시장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잇따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유럽 최대 HVAC 전문기업 플랙트그룹(FlaktGroup)을 15억 유로(약 2조2000억 원)에 인수했다. 하만 이후 최대 규모의 인수로, 산업용 냉방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에 본격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플랙트는 대형 센터 중심으로 에너지 절감 솔루션에서 강점을 보이며 성장해왔다. 핵심 제품인 CDU(Coolant Distribution Unit)는 서버를 액체로 냉각하는 방식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냉각 성능과 효율을 자랑한다.

삼성전자는 북미시장도 공략 중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냉방장비 강자인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 AI 인프라 밀집 지역인 북미에서의 시장 확대에 나섰다. 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은 “플랙트 인수로 종합공조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 사업을 지속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도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말 관련 사업을 ‘ES(에너지솔루션) 사업본부’로 이관하며 조직을 재편했고, 북미·유럽·인도 등 5개 거점에 에어솔루션 연구소를 두고 현지 완결형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최근에는 AI 기반 제어기술을 적용한 데이터센터 전용 냉각 시스템을 선보였고, 전담 조직인 ‘데이터센터냉각솔루션 TDR’도 신설했다. 기존 기술의 분해 및 재설계를 의미하는 ‘TDR’ 명칭은 근본적인 기술 혁신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LG전자가 19일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컨설턴트를 국내로 초청해 'LG HVAC 리더스 서밋 2025’를 개최했다. 컨설턴트들이 서울 마곡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초대형 냉방기인 '칠러(Chiller)'를 살펴보고 있다. (자료제공=LG전자)
▲LG전자가 19일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컨설턴트를 국내로 초청해 'LG HVAC 리더스 서밋 2025’를 개최했다. 컨설턴트들이 서울 마곡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초대형 냉방기인 '칠러(Chiller)'를 살펴보고 있다. (자료제공=LG전자)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HVAC 부문은 최근 5년간 연평균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왔으며, 올해는 30% 이상 매출 증가를 목표로 한다. LG전자 역시 1분기 ES사업본부 매출이 3조544억 원, 영업이익은 4067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 21.2%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중견기업들도 속속 진출 중이다. 오텍캐리어는 글로벌 파트너사 캐리어와 함께 데이터센터 전용 액체 냉각 시스템을 공동 개발해 국내 공급을 준비 중이다. 이 회사는 냉각수 분배 장치(CDU) 등 고성능 솔루션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HVAC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HVAC 시장은 지난해 3016억 달러(약 415조 원)에서 2034년 5454억 달러(약 75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고도화에 따라 냉각 효율은 ESG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지표가 됐다”며 “HVAC 기술은 AI 인프라의 보조 수단이 아니라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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