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회생법원에 신청...주권매매거래 정지
지난해 매출 84억 원...전년 대비 32.3% 감소
수제맥주 시장 침체·무리한 투자로 경영 악화

국내 1세대 수제맥주 제조사인 세븐브로이맥주(세븐브로이)가 실적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에 나섰다. 한때 열풍이 불었던 수제맥주가 소비자 외면을 받자, 지속적인 매출 감소에 따른 경영난을 결국 이겨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세븐브로이는 전날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인해 주권매매거래도 정지됐다. 세븐브로이는 지난해 1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코넥스는 초기 중소기업을 위한 주식시장이다.
2011년 김강삼 대표가 세운 세븐브로이는 국내 1세대 수제맥주 업체로 평가받으며 승승장구해왔다. 2020년에는 대한제분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편의점 CU를 통해 선보인 ‘곰표 밀맥주’가 출시 이후 3년간 누적 판매량 약 6000만 캔을 돌파하며 대박을 냈다. 하지만 곰표 밀맥주 흥행 이후 다른 브랜드에서도 이색 협업 제품들이 우후죽순 출시되면서 특색을 잃어 점차 인기가 줄어들었다.
여기에 소비자들이 하이볼, 위스키, 와인 등 다양한 주종을 즐기는 등 주류 트렌드가 급변한 점도 수제맥주 침체를 가속화 시켰다. 아울러 노 저팬(No Japan) 운동 이후 일본 맥주가 부활한 것도 수제맥주 시장에 악재가 됐다.
세븐브로이는 2023년 대한제분과의 라이선스 계약이 종료되며 상표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회사 매출의 대부분을 곰표 밀맥주에 의존해 온 세븐브로이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실패했다.
특히 곰표 밀맥주로 사업 확장을 꾀한 세븐브로이는 생산 설비에 과감하게 투자했지만, 수제맥주 수요가 급감해 투자는 패착이 됐다. 세븐브로이는 2022년 전북 익산에 300억 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맥주공장을 신설했다.
결국 세븐브로이는 이런 문제 등으로 법정관리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실적만 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몇 년째 계속 줄어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븐브로이의 작년 매출은 84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3% 줄었다. 2022년 320억 원이던 매출은 2023년 120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매출 감소와 함께 작년 영업손실도 90억 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을 47.5% 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