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시암AI클라우드와 태국어 특화 LLM 구축
업스테이지, 국산 AI 최초로 태국에 LLM 수출 완료
“韓 AI, 중동 진출 희망하나⋯美 정부ㆍ빅테크 참전
경쟁 치열해져⋯모델 기술력ㆍ인프라 확충 등 어려움”
국내 대표 인공지능(AI) 기업들이 태국 공략에서 나섰다. 인구가 많고 AI 전환(AX)을 필요로 하는 동남아시아에 '소버린(주권) AI'를 구축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AI 기술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태국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기업이 중동에 소버린 AI를 구축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으나 미국 정부와 빅테크가 합세해 중동 AI 협력에 나서자 이에 밀려 태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2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클라우드는 최근 엔비디아가 마련한 파트너사 행사에서 '시암 AI 클라우드'와 태국어 기반 거대언어모델(LLM)·AI 에이전트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시암 AI는 태국의 AI 전환을 주도하는 대표 기업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네이버클라우드는 LLM 구축·운영 경험을, 시암 AI는 방대한 태국어 데이터·그래픽처리장치(GPU) 인프라를 활용해 실제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태국어 특화 LLM을 구축한다. 이를 기반으로 태국 내 수요가 높은 관광 특화 AI 에이전트를 선보인다. 이는 네이버의 소버린 AI 전략이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는 첫발을 뗀 셈이다. 김유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이번 협력은 독자적으로 AI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국가들에게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지에서 소버린 AI 구축이 가능한 파트너들과 협력해 동남아 진출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업스테이지는 국산 AI 모델 중 처음으로 LLM을 태국에 수출한 바 있다. 업스테이지는 KT와 함께 태국 정보기술(IT) 전문 기업 자스민 테크놀로지 솔루션(JTS)에 태국어 특화 LLM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올해 이 모델을 기반으로 태국 기업들의 AI 전환을 본격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의 대표 LLM 개발 기업들이 태국을 택한 데에는 인구가 많고 디지털 전환 수요가 큰 동남아 시장의 AX를 이룰 전략적 요충지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동남아시아의 경우 자체 기술력은 약할 수 있지만 정부나 국영기업과 통신사 등에 자본이 많아 AI 기술력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실행되는 '인공지능 6개년 국가 전략'을 통해 경제 발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태국에서 먼저 AI 구축을 성공리에 마무리한다면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확장이 용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국 빅테크의 참전으로 중동 공략이 치열해지며 우리나라 기업 입장에서는 태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중동 지역을 선점하려고 밀착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모델의 기술력이 미국 빅테크 대비 밀린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또 소버린 AI를 구축할 때는 모델 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짓는 게 중요한데 우리나라 기업은 대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지은 경험이 많지 않아 이 부분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동과 AI 협력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며 중국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방어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PIF)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휴메인(Humain)’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최신 AI 칩인 GB300 ‘그레이스 블랙웰(Grace Blackwell)’ 1만 8000개를 공급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리사 수 AMD CEO 등 미국 대표 빅테크 관계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함께하며 미국과 중동의 관계 개선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