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2008·2022년 이후 세 번째 ‘0%대 성장’
‘빅컷’ 안 한 이유 묻자 “경기부양보다 자산으로 흘러갈수도”
새 정부 관련 “부동산 가격 자극할 정도 유동성 공급 문제에 공감 나누길”
“원화스테이블코인, 사실상 화폐…발행 반대하지 않는다”

이 총재는 29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본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제가 어려워진 것은 사실인데 2008년 0.8%와 지금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하향 조정했다. 같은날 한은은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기존 1.5%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 1%를 밑도는 연간 성장률을 기록한 해는 2009년(0.8%)과 2020년(-0.7%) 단 두 차례뿐이다.
이 총재는 이번 금통위에서 빅컷(0.5%p 인하)를 단행하지 않은 이유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달라진 경제여건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금융시장만 봐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는 금융경색 현상이 일어나서 돈이 돌지 않았다면 지금은 금융여건만 본다면 오히려 금융 유동성 상황이라든지, 금융 여건은 완화적인 정도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빨리 낮춰서 유동성을 더 공급하면 경기부양보다 주택가격이나 이런 자산으로 흘러 들어가서 코비드(코로나19) 때 했던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새 정부와의 정책 공조에 대한 질문에 “가계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여러가지 유동성으로 인해서 금리 정책이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정도로 유동성 공급하는 것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공감을 나누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이 총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걱정하는 부분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은행 기관 등 (한은이) 규제하는 기관이 아니라 비은행 기관이 마음대로 발행하게 되면 통화정책을 하는 유효성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한은이 규제하지 못하는 그런 기관이 화폐 대용으로 쓰는 대체재를 갖고 있다가 혹시라도 부도가 나거나 사고가 나면 지급결제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한꺼번에 떨어지게 된다”며 “그런 위험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총재의 일문일답.
- 시장에서 금리 2번 추가 인하를 예상했는데, 성장률 전망치 0.8%가 이 같은 기대가 반영된 것인지
“성장률 전망을 크게 하향 조정한 만큼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저희 내부 만든 정책은 3개월 이후까지는 금통위 생각을 전달하지만 그 이후에 금리 방향에 관해서 명확한 지침을 주면 정책으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어서 발표하지 않고 있다. 최종금리가 어떻게 될지 금통위원 생각은 밝힐 수 없다”
- 0%대 성장 가능성을 공식화하면서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에 대해
“어려운 것이 맞다. (연간 전망치) 0.8%에는 상방과 하방 위험이 다 있다. 하방요인이 관세정책이 어떻게 되는냐에 따라서 수출이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지만, 오늘 있었던 것(미국 연방법원의 관세 정책 제동) 처럼 관세 정책이 약화될 수도 있어서 상방요인이 될 수 있다. 새정부의 재정정책 효과도 봐야하고 한국은행 금리인하 사이클이 주는 영향도 봐야 한다. 그간 6개월간 조여왔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이기 때문에 상방, 하방위험 다 있다고 본다. 재정정책 관련해서 올해 0.8% 성장에 1차 추경은 반영됐다. 나머지는 반영돼 있지 않다”
- 환율 좌우할 변수는
“환율에 관해서는 대외요인이 크다고 생각한다. 관세 정책 변동성, 미국 예산안과 관련해서 미국 재정적자가 얼마나 커지느냐에 따라서 미국 장기채나 환율이 변동 중이다. 수년간 소위 예외주의라고 미국 경제가 좋아서 미국 달러화로 몰렸던 자산들이 어느 정도 리밸런싱이 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크게 나타날지 이런 대외요인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
- 성장률 전망치가 금융위기 수준인데 기준금리 인하 폭이 통상 수준인 0.25%p 수준에 그친 이유는
“경제가 어려워진 것은 사실인데 2008년 (연간 성장률) 0.8%와 지금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 2008년만 해도 그때 잠재성장률이 3% 성장선을 갖고 있었다. 3% 성장을 중심으로 경기 변동이 있었다. 그 이후 고령화, 여러가지 구조적 요인으로 잠재성장률이 2% 이하로 떨어지는 추세다. 반면 경기변동폭은 수출 의존도가 높아서 성장률이 떨어지는 추세와 관계없이 경기 변동폭은 수출에 의존한다. 특히 몇몇 수출 기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변동폭은 줄어들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 역성장 확률을 계산하면 5%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역성장할 확률이 평균적으로 14%에 이른다.
금융시장만 봐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는 금융경색 현상이 일어나서 돈이 돌지 않았다면 지금은 금융여건만 본다면 오히려 금융 유동성 상황이라든지 금융 여건은 완화적인 정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빨리 낮춰서 유동성을 더 공급하면 경기부양보다 주택가격이나 이런 자산으로 흘러 들어가서 코비드(코로나 19) 때 했던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 올해 성장률이 0.8%보다 내려갈 경우 기준금리가 1%대로 내려갈 수 있을지
“경제성장률이 0.8% 이하로 내려갈 경우라는 것은 조건부다. 2월 전망에 비해서 금리를 추가할 인하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했듯이 상황을 보면서 대처해 나갈 생각이다”
-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4월에도 내수가 안 좋다는 문구가 있는데
“올해 하반기부터는 경제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 내년도에는 올라갈 것으로 전망은 하고 있다. 다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당장 오늘만 해도 오전에 미국에서 미국의 관세는 불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 아마 소송을 통해 더 지연될 텐데, 이런 것까지 예측하기 어렵다. 어제까지 있었던 일을 기준으로 생각할 때 내수와 수출의 방향에 대해서는 올해 0.8% 성장할 때 내수가 0.8% 기여하고 순수출은 제로(0)로 가정한 것이다”
- 시중에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리면 문재인 정부 데자뷔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새 정부와 통화정책 공조가 잘 될 수 있다고 보는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한다면 유동성 상황이 긴축적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자산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지 않냐는 것은 충분히 걱정하고 있다.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클 경우 유동성 공급이 기업의 투자라든지 실질 경기 회복으로 자산가격 상승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새 정부와) 가계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여러가지 유동성으로 인해서 금리 정책이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정도로 유동성 공급하는 것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공감을 나누길 바라고 있다”
- 최근 전반적으로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이는데 그 배경에 특히 원화가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해진 이유가 이제 미국의 환율 압력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또 현재 환율 가운데 국내 정치 불안 요인은 얼마나 있다고 보는지
“미국 정부와 아시아 각국이 몇몇 나라들이 환율을 포함한 관세에 관한 논의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거기서 환율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는 각 나라마다 서로 내용이 다르고, 저희도 기재부와 상대로 지금 논의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릴 수 없다. 원화가 상대적으로 많이 강세가 된 것은 1400원 중반으로 있을 때 정치적인 요인으로 굉장히 많이 절하됐기 때문이다. 지금 다른 통화에 비해서 더 많이 절상된 것은 그러한 비정상이 정상화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정치적 불확실성 지수를 보면 계엄사태 전인 작년 11월 수준 정도로 돌아왔다. 앞으로 환율이 더 어떻게 움직일지 그 방향성에 대해서는 예측하기가 더 어렵다”
- 어떤 부분에서 내수가 회복될 조짐이 있다고 봤는지
“굉장히 강건한 내수 회복을 의미한 건 아니다. 2월에 전망했던 1.5%에서 0.8%로 낮추는 과정에서 보면 왜 0.7%p 정도 조정했냐를 아까 말씀드렸지만 부분으로 따져보면 민간소비가 한 -0.15% 정도 떨어졌다. 건설이 -0.4% 정도 4분기 연속으로 계속 떨어졌다. 그다음에 수출도 -0.2% 정도 떨어졌다. 그러니까 0.7%p를 조정하는데 수출이 한 0.2% 정도 기여하고 0.5%는 내수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최근 2년 동안의 성장률을 발목을 잡아온 가장 큰 것이 건설투자다. 일례로 우리가 올해 저희 예상으로0.8% 성장한다고 할 때 그때 건설투자는 -6.1% 감소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면 기여도로 따지면 0.9%가 건설투자에서 영향을 받고 있는데 그래서 건설투자가 지금 -6% 하락이 아니라 0%가 됐다면 올해 성장률은 0.9%p가 늘어서 0.8%가 아니라 1.7%가 되는 수준이다. (건설 경기 부진 배경은)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경기가 막 좋고 할 때 과도하게 투자해 놓고 특히 건설 경기 중에서는 주택경기, 주택경기 중에서는 지방주택이 굉장히 많이 공급돼서 그것이 지금 PF 통해서 조정되는 과정에서 건설 경기가 이렇게 나쁜 것이다”
- 원화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입장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발행되는 것을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고 또 혁신의 가능성 이런 것들을 보면 오히려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원화 표시 스테이블 코인을 만들어줘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반대하고 걱정하는 것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화폐의 대체재다. 화폐의 대체재이기 때문에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은행 기관이나 우리가 규제하는 기관이 아니라 비은행 기관이 마음대로 발행하게 되면 저희가 통화정책을 하는 유효성을 상당히 저해할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화폐는 정말 누가 갖고 있어도, 화폐는 정말 가격도 변동하지 않고 언제든지 교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하는데 저희가 규제를 잘하지 못하는 그런 기관이 화폐 대용으로 쓰고 있는 대체재를 갖고 있다가 혹시라도 부도가 나거나 무슨 사고가 나면 화폐의 지급결제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한꺼번에 떨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위험을 무시할 수 없다. 금융안정적인 측면을 고려하기 때문에 저희는 원화 표시 스테이블 코인이 필요하지만 이것은 일단 우리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수행하면서 감독이 가능한 은행권으로부터 시작을 하자, 그래서 지금 저희들이 지금 파일럿을 하고 있는 한강 프로젝트에서 저희는 어려운 말로 예금토큰이라고 썼지만 예금토큰이 사실 저희 네트워크 내에서 발행한 원화 표시 스테이블 코인이고 그것을 점차 발전시켜 나갈 생각이라서 은행을 중심으로, 지급결제시스템을 중심으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을 허용하고 작동하는 효율을 보고 그다음에 차차 필요하면 그 범위를 넓혀가는 것으로 하고 있다. 감독권에 대해서 강하게 주장을 하는 것은 원화표시 스테이블 코인은 사실상 화폐다, 화폐에 관해서는 지급결제시스템에 관해서는 한국은행의 본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저희들이 그것을 다른 기관이 정하게 남겨두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강조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