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한국 기업 현지 조달 비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한미 간 무역 불균형을 줄여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미국 경제의 수입시장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현지 조달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무역 불균형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9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대미 무역수지 확대의 요인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대비 2024년 미국의 대한국 수입 증가분 366억 달러 중 절반이 넘는 277억 달러가 미국 자체의 수요 변화 및 수입선 전환으로 인해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는 미국 전체 수입시장 규모 확대에 따른 수입 증가가 143억 달러에 달했고, 자동차 및 부품, 화학공업, 전기·전자, 반도체 등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의 미국 내 수요 증가가 74억 달러를 차지했다.
미국이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한국산으로 수입을 대체한 것도 6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본격화로 미국 수입시장에서 중국산 제품은 전체적으로 점유율이 하락한 반면, 우리나라는 자동차 및 부품, 철강, 비철금속 등 제품을 중심으로 점유율이 확대됐다.
아울러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확대도 미국의 대한국 수입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진출 기업에 대한 한국산 중간재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 미국 내 우리 기업들의 현지 조달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무역수지 불균형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미국 내 우리 기업의 현지 조달 비중은 2020년 28.3%에서 2023년 32.1%로 증가했다. 해외 진출 초기에는 확보된 현지 공급처가 적어 한국에서 물자를 조달했지만, 투자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 현지 네트워크가 형성돼 자연스럽게 현지 조달 비중이 확대됐다는 해석이다.
도원빈 무협 수석연구원은 “미국의 통상 압박 완화를 위해 대한국 무역수지 적자 확대가 미국의 수입시장 변화에 기인한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의 현지 조달 확대에 따른 미국 경제 기여와 및 무역수지 불균형 개선도 강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