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코노미’ 성장세 올라탈까…제약계 동물용 의약품 사업 잰걸음

‘동물 의료’ 중요도 부각, 아토피 치료제 신약개발부터 동물약 CRO까지

(AI미드저니)

국내 반려동물 의약품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모멘텀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동물 의료 정책 공약을 연이어 발표하면서 규모가 크지 않았던 국내 기업들의 반려동물 의약품 사업이 확장될지 기대된다.

2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동물의약품 시장은 중소기업들이 경쟁하는 작은 규모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동물약품협회의 동물용 의약품 등 생산·수출·수입실적 집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약 1조3021억 원으로, 470억 달러(64조6626억 원)에 달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약 2%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동물의약품 시장은 해외 기업들이 매출 선두권으로, 두각을 보이는 한국 기업이 없다.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동물용 의약품 산업 발전 방안’을 보면 국내 업체 60개의 평균 매출액은 2023년 기준 114억 원이었고, 매출액 100억 원 미만 기업이 62%(37개)였다. 글로벌 기업 한국조에티스와 한국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이 지난해 각각 약 475억 원, 1093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큰 상황이다.

최근 대선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반려동물 의료 관련 정책을 약속하면서 동물용 의약품 시장에 분위기 변화가 일어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동물 진료비 표순 수가제도를,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동물 진료비 온라인 공개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두 후보 모두 반려동물 의료보험, 펫보험 등 보험제도 도입 및 활성화로 반려동물 진료 부담 완화를 약속했다. 진료 및 동물의약품 수요가 성장하면,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서 기업들의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도 촉진될 수 있다.

현재 HK이노엔, 동국제약, 유한양행, 대웅제약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자회사나 별도 사업부를 두고 반려동물용 의약품 사업을 펴고 있다.

HK이노엔은 신약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JAK-1 억제제 계열의 반려동물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IN-115314’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HK이노엔은 앞서 3월 사람 대상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IN-115314의 2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JAK-1 억제 기전을 활용해 반려동물과 사람을 대상으로 아토피피부염 신약을 개발 중인 기업은 국내에서 HK이노엔이 유일하다.

동국제약은 반려견의 치아지지조직질환, 치은염 등의 치료제로 쓰이는 ‘캐니돌정’을 앞세워 반려동물 구강 건강 관리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2021년 사업목적에 동물용 의약품 제조, 수입 및 판매업을 추가하고 반려동물 관련 사업을 미래 먹거리 가운데 하나로 공략해 왔다.

유한양행은 동물의약품 및 의료기기 관련 업무협약(MOU)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2월에는 리센스메디컬과 반려동물 피부 질환 치료를 위한 냉각 의료기기 마케팅 협약을, 1월에는 박셀바이오와 반려견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 마케팅 협약을 각각 체결했다. 앞서 2023년에는 플루토와 반려동물 골관절염 주사제 ‘애니콘주’를, 2021년에는 지엔티파마와 반려견 인지기능장애 치료제 ‘제다큐어’를 출시한 바 있다.

대웅제약은 2019년 반려동물 건강 전문 자회사 대웅펫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개, 고양이용 간 질환 치료 의약품 ‘유디씨에이정’이 대표 제품이다. 아울러 2023년 3월 동물용 의약품 임상시험실시기관 인증을 획득, 지난해부터는 동물의약품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사업도 본격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