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의 새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28)가 한국 프로야구 데뷔전에서 낯선 ‘발야구’의 세례를 정통으로 맞았다. 삼성 라이온즈는 KBO리그 역대 9번째 ‘트리플 스틸’을 앞세워 27일 대구 홈경기에서 롯데를 7-3으로 제압했다.
이날 감보아는 시속 155㎞ 강속구를 앞세우며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삼성의 기민한 주루 플레이에 크게 흔들렸다. 특히 2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1루, 2루, 3루 주자가 동시에 도루에 성공하는 ‘트리플 스틸(삼중도루)’ 진풍경을 마주하며 혼쭐이 났다.
감보아는 이날 4⅔이닝 동안 89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1사구 9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55㎞까지 찍히며 인상적인 투구 내용을 보였지만, 투구 전 허리를 깊게 숙이는 특유의 루틴과 주자 견제에 대한 허점이 삼성의 분석에 완전히 포착됐다.
특히 2회말 2사 만루, 타석에 김성윤이 서 있던 상황. 감보아가 투구 준비 동작을 취하자, 3루 주자 이성규가 홈으로 달렸다. 동시에 2루 주자 김지찬과 1루 주자 이재현도 각각 3루와 2루로 향했다. 롯데 포수 유강남이 뒤늦게 3루로 송구를 지시했지만 김지찬이 더 빨랐고, 세 주자는 모두 베이스 도루에 성공했다.
이 장면은 KBO리그 통산 9번째 트리플 스틸로 기록됐으며, 가장 최근 사례는 2023년 9월 LG 트윈스가 기록한 바 있다.
삼성은 이날 2회초 강민호의 안타, 박승규의 안타, 이성규의 몸에 맞는 공 등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김지찬이 투수 앞 내야안타를 만들어 2점을 선취했다. 이어진 트리플 스틸과 감보아의 폭투로 또 2점을 추가하며 단숨에 4-0까지 점수를 벌렸다.
이어 삼성은 6회 1실점 이후 7회 르윈 디아즈의 투런 홈런까지 터지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디아즈는 롯데 김진욱의 몸쪽 커브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고, 시즌 21호 홈런으로 홈런 단독 선두를 굳혔다. 이날 디아즈는 2경기 연속 홈런 행진을 이어가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삼성 선발 아리엘 후라도는 6이닝 8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5승(4패)째를 챙겼다.
롯데는 8회 2점을 추격했지만 더는 점수를 내지 못하며 삼성에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시즌 성적 30승 3무 22패, 삼성은 27승 1무 26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로써 롯데는 프로야구 순위 3위에 머물렀고, 5위에 랭크됐다.
감보아는 이날 패전투수가 되면서 KBO 데뷔전을 씁쓸하게 마쳤다. 다만 9개의 삼진과 강력한 직구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향후 기대를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