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은 탄생 초기부터 높은 변동성과 잠재적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2010년대에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와 동조하며 위험자산으로 분류됐는데요.
2017~2018년 비트코인 가격이 2만 달러를 돌파한 후 폭락했을 때 나스닥과 유사한 등락 패턴을 보였죠. 이는 비트코인이 투기적 자금 흐름에 민감했기 때문입니다. 2020~2021년 저금리와 양적 완화로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비트코인은 나스닥과 함께 급등하며 6만9000달러를 기록했는데요.
이후 테슬라, 스트래티지 같은 기업의 비트코인 매수와 기관 투자자의 진입은 이러한 상관관계를 한층 더 강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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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대 들어 비트코인은 나스닥과의 디커플링을 경험했죠. 2022년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나스닥이 약세를 보였을 때 비트코인은 초기 하락 후 반등하며 독립성을 드러냈는데요. 이는 비트코인이 나스닥을 넘어선 위험자산이라는 평가에 따른 반응이었죠.
2022년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나스닥이 하락했을 때 비트코인은 초기에는 동반 하락했으나 점차 독립적인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특히 2023년 10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8%로 급등하며 나스닥이 약세를 보였지만 비트코인은 2만7000달러에서 반등하며 다른 길을 걸었죠.
비트코인은 금과도 새로운 관계를 형성했습니다. 금이 전통적인 안전 자산이라면 비트코인은 위험성을 품은 디지털 금이었는데요. 어쨌거나 2020년 들어 금의 지위를 일부 획득했습니다.
바로 비트코인의 고정된 공급량(2100만 개)과 분산형 특성이 '디지털 금' 내러티브를 강화하며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죠. 2020년 코로나19 이후 양적 완화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금과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으로 동반 상승했는데요.
최근 온체인 분석 플랫폼 글래스노드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비트코인과 금의 30일 상관계수는 -0.54로, 2025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단기적으로 역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이는 비트코인이 금과는 달리 중앙 정부 혹은 기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특성으로 인한 것인데요. 한때는 나스닥으로 불리던 비트코인이 이제는 금을 넘어서 새로운 자산으로 두각을 나타낸 것이죠.

지난해까지 비트코인은 국채와 꾸준한 상관관계를 보여왔습니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전통적으로 비트코인에 부정적인데요. 수익률이 오르면 국채 가격 하락하고,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국채로 자금을 이동시키며 비트코인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2022년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에서 4.8%로 급등했을 때, 비트코인은 폭락했는데요. 이는 높은 수익률이 기회비용을 높이고, 유동성 감소로 위험자산 선호도가 낮아지는 탓이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이 관계는 약화했는데요. 올해 5월,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613%(올해 2월 이후 최고치), 30년물은 5.098%(사상 최고)로 상승했지만, 비트코인은 11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코인데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정 확대 정책과 중간선거 지출 경쟁이 수익률 상승을 촉발했지만, 이는 비트코인과 금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는데요.
최근 들어 미국 정부의 부채 확대와 달러 패권 약화는 국채 신뢰도를 떨어뜨리며 비트코인을 대체 자산으로 부각했습니다. 2024년 비트코인 현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350억 달러의 기관 자금이 유입되며 수익률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한 것이죠.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멕시코를 비롯한 전방위적인 관세 부과 정책으로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비트코인은 금과도 다른 움직임을 보인 것입니다. 비트코인의 탈중앙화 특성은 기존 자산군이 흔들릴 때 대안으로 떠오르게 했는데요. 국채 신뢰도 하락과 수익률 상승에도 비트코인은 독립적인 강세를 유지하며 잡초 같은 적응력을 드러냈습니다.
여기에 미국에서 가상자산 친화 정책이 속도를 내는 것도 비트코인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미 상원은 최근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담보 요건을 강화하고 자금세탁 방지 법률 준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스테이블코인 법안을 통과시켰는데요.
세계에서 가장 큰 자본시장인 미국이 스테이블코인을 인정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시장 대표 자산인 비트코인의 신뢰도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것이죠. 일각에서는 국채 입찰 부진과 달러 패권 약화 우려 속에서 비트코인이 '제3의 세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탈중앙성은 양자 컴퓨터의 발전 속에 위협을 받고 있는데요. 기존 컴퓨터와 달리 더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하는 양자 컴퓨터가 비트코인의 암호 체계를 모두 풀어내 네트워크 전체를 해킹할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이죠.
블랙록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현물 ETF 신청 서류에서는 "양자 컴퓨터가 발전하면 비트코인 월렛에 무단 액세스가 가능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죠.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의 '윌로우' 칩에 대해 "아직 비트코인 암호 해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0년 내 보안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제기할 정도였는데요.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대응책으로 양자 저항 암호를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자 컴퓨터라는 기술적 도전은 비트코인의 미래를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는데요.
과연 비트코인이 양자 컴퓨터의 도전 속에서 어떠한 미래로 나아갈까요? 시장은 이 카멜레온의 변신을 주시하며 다음 행보를 지켜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