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서 중국 호감도가 높아진 이유…“서구 유튜버·게임의 힘”

입력 2025-05-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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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유튜버 중국 방문, 관영 선전보다 효과적”
‘검은 신화: 오공’ 등 게임도 이미지 제고
틱톡 등 미디어 영향력도 커져
중국 순호감도 +14%…미국 -5%와 대조

▲미국 인기 유튜버 아이쇼피드의 중국 방문 동영상. 출처 아이쇼스피드 유튜브 영상 캡처
▲미국 인기 유튜버 아이쇼피드의 중국 방문 동영상. 출처 아이쇼스피드 유튜브 영상 캡처
한국에서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크게 추락한 상태지만, 세계적으로는 오히려 중국 이미지가 좋아지고 있다. 권위주의적인 공산당 정권에 대한 반발은 여전하지만 중국이 세계인들 사이에서 다시 호감도가 개선되는 이유에 대해 최근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서구 유튜버와 중국 게임 등 ‘문화의 힘’을 꼽았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미국 오하이오 출신의 20세 유튜버 대런 왓킨스 주니어에게 고마움을 느낄지도 모른다고 소개했다. ‘아이쇼스피드(IShowSpeed)’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유명 유튜버인 그가 단 한 번의 방문으로 수많은 지루한 관영 선전보다 더 효과적으로 중국의 이미지를 개선했다는 것이다.

아이쇼스피드는 3~4월 2주간의 중국 여행 동안 3800만 명의 팔로워에게 만리장성에서의 백덤블링, 도널드 트럼프를 흉내 내는 현지인과의 농담, 로봇과의 춤대결, 드론으로 배달되는 KFC 음식과 플라잉 택시 체험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역사와 기술, 사람들을 보여줬다. 선전에서는 수륙양용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타고 호수에 들어가면서 “세상에 이 차 가라앉지 않는다”라며 “중국 기술 대단해”라고 감탄했다. 그는 여행 내내 “중국은 달라, 브로(형제)”라고 반복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오랫동안 외국인에게서 끌어내고자 했던 이상적인 형태의 반응이다. 중국은 ‘하드 파워’ 대신 외교와 문화, 교육 등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소프트 파워’를 오랫동안 추구해왔다. 하지만 중국의 선전은 권위주의적 이미지 때문에 해외에서는 잘 먹히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들어 특히 해외의 젊은 세대가 중국의 밝은 면을 보고 있는데 이는 당의 전략적 커뮤니케이션보다 외국인 유튜버들의 자발적인 콘텐츠에 기인한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집권 이후 미국의 이미지 하락도 한몫했다.

과거 중국은 해외 이미지 제고에 연간 100억 달러(약 1조3600억 원)를 쏟아부었고, 500개의 공자학원을 세웠으며, 외국 기자들을 초청해 고속철도 등을 홍보했다. 그러나 이런 ‘톱다운’ 방식은 이제 ‘바텀업’ 방식에 밀리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서구 수준의 AI 모델 성능을 훨씬 저렴하게 구현하고 중국 전기차와 드론이 세계 시장을 장악한 것을 정부가 아닌 민간이 주도한 중국의 이미지 개선 사례로 들었다.

문화 콘텐츠도 확산 중이다. 중국은 한류의 세계적 성공을 부러워했지만, 이제는 게임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강조했다. 2024년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 10개 중 4개가 중국산이며, 그중 ‘원신’은 연 1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검은 신화:오공’도 세계적인 히트를 쳤는데 전체 사용자의 30%가 해외 이용자다.

미디어 영향력도 커졌다.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틱톡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이며, 중국산 1분 드라마도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여러 여론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중국의 평판은 바닥을 찍었지만 이후 반등했다. 브랜드 파이낸스에 따르면 2021년 세계 브랜드 순위 8위였던 중국은 2024년 2위까지 올랐다. 미국 비영리단체 민주주의동맹재단의 조사에서도 중국에 대한 순호감도가 2022년 -4%에서 2024년 +14%로 상승한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 +22%에서 -5%로 급락했다.

아시아 이웃 국가들은 여전히 경계심을 갖고 있다. 영토 분쟁과 군비 증강 우려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민주주의 부족과 인권 문제로 인해 중국 호감도에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특히 위구르족 문제를 이유로 현재의 높아지는 중국 호감도가 당의 권위주의를 미화한다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중국은 사람들이 직접 와보면 자국을 좋아하게 될 것이라 믿고 있다. 팬데믹 이후 급감했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작년에는 유럽 38개국에 대해 비자 면제 조치를 시행했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수는 3000만 명으로 전년보다 80% 증가했다. 다만 팬데믹 이전보다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미국 러트거스대의 샤오위 위안 교수는 “중국 선전당국의 가장 어려운 과제는 ‘과잉 연출 없이 매력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지난해 듀크대 학생 70명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관영 미디어는 이들에게 억지로 칭찬을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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