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기준금리 인하 요인
정치 테마주에 단기 수요 맞물려
레버리지 활용한 공격적 자금 유입
2월26일 이후 3개월 만

6·3 대선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다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정치 테마주에 대한 단기 수요가 맞물리면서 레버리지(차입 투자)를 활용한 공격적 자금 유입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22일 기준 17조9765억 원으로, 이달 중 18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별로는 코스피 10조3837억 원, 코스닥 7조59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융자 잔액이 18조 원을 넘는 것은 지난 2월 26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연초 15조 원대였던 빚투 규모는 2월 말 18조 원까지 불어났다. 이후 지난달 미·중 관세전쟁 여파로 16조 원대로 주춤했다가 최근 들어 다시 상승 전환하고 있다.
오는 29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빚투 확대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신용거래, 마이너스통장, 주식담보대출 등 투자자들의 차입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준 금리가 낮아지면 차입 투자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져, 당분간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25bp(0.25%포인트) 인하가 만장일치로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0%대 성장률 우려와 함께 5월부터 본격 집행 중인 1차 추경 등 거시경제 여건상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4월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전원이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고, 올해 1월에도 비슷한 형태의 입장 표명 후 2월 실제 인하가 단행된 바 있다”며 “현 경제 상황과 과거 사례 모두 5월 인하를 지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를 중심으로 한 단기 투기 수요도 신용 잔액 증가를 자극하고 있다. 실제로 코스닥 시장에서 신용융자 잔액 비율 상위 1~5위 종목 중 4곳이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다.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한 에이텍(9.02%)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관련 테마주로, 시가총액의 약 10분의 1이 빚투인 셈이다. 이어 정치테마주로 분류하는 핑거(8.74%), 아가방컴퍼니(8.64%), 세명전기(8.58%) 등이 뒤를 이었다.
핑거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문인 사외이사 인연이 부각되며 테마주로 편입됐고, 세명전기는 여야 주요 후보들이 내세운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공약의 수혜 기대감에 따라 정치·정책 테마주로 분류된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정치테마주 60개 종목 중 72%가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86.9%에 달해 시장 전체 개인 비중(66.6%)을 크게 웃돌며 실질적인 피해가 개인에게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