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연간 410만 원 내는 시대 도래…AI가 뒤흔드는 인터넷 구조

입력 2025-05-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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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뉴스 링크 중심에서 AI 요약으로 바뀌어

‘인터넷 입구’로서의 검색 의미 퇴색할 수도

광고 기반 사업모델도 변화 확실시

다양한 콘텐츠·정보 공존 기존 구조에 영향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자사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 2025’에서 연설하고 있다. 마운틴뷰(미국)/AFP연합뉴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자사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 2025’에서 연설하고 있다. 마운틴뷰(미국)/AFP연합뉴스
미국 구글이 생성형 인공지능(AI) 활용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21일(현지시간)까지 열린 자사 연례 개발자 회의 ‘구글 I/O 2025’에서 핵심 서비스인 인터넷 검색에 AI를 본격 도입하고 최신 AI 모델을 활용한 유료 서비스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 두 가지 변화가 상호작용을 일으키면서 지난 20년간 당연시되던 인터넷의 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고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진단했다.

한 구글 임원은 닛케이에 새 서비스인 ‘AI 모드’와 관련해 “이번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우리가 하지 않아도 결국 누군가는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먼저 제공된 AI 모드는 사용자의 질문에 생성형 AI가 문장 형태로 직접 답변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샌프란시스코의 최근 10일 산업 뉴스’라고 입력하면 오픈AI의 인수, 닌텐도의 신규 매장 개설 등 최신 뉴스를 AI가 요약해 항목별로 보여준다. 기존 검색이 주로 뉴스 링크 중심이었던 것과 대조된다.

구글은 약 1년 전부터 일부 검색 결과에 생성형 AI의 요약을 덧붙이는 실험을 해왔지만, 여전히 링크 중심 구조였다. 이번 AI 모드는 링크 비중을 크게 줄였으며 검색 결과 화면에서도 ‘전체’, ‘이미지’ 등의 탭보다 AI가 앞에 표시되는 형태로 바뀌었다.

AI 검색 분야에선 오픈AI나 퍼플렉시티 등 Perplexity 등 스타트업이 이미 앞서 나가 있었고 구글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 왔다. 생성형 AI는 잘못된 정보 확산 등의 리스크와 더불어 구글의 핵심 수익원인 검색 광고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필요한 정보를 AI가 대신 제공하면 사용자가 굳이 웹사이트를 방문하지 않게 되고 사이트 운영자들도 검색 광고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않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글도 AI 트렌드를 따를 수밖에 없게 됐고 실제 변화가 시작되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인터넷 사용 방식 자체가 크게 바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검색 결과를 클릭해 사이트를 방문하는 흐름이 약해지면 자체 인지도가 낮은 중소 운영자들은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

구글은 2000년대 초 검색 시장을 장악했고 현재는 전 세계 검색 시장 점유율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의 입구’로서 사용자들을 다양한 웹사이트로 유도했다. 검색 기반 광고뿐 아니라 외부 사이트에 광고를 송출하는 서비스로도 수익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웹사이트는 1991년 영국 과학자 팀 버너스리가 세계 최초로 개설한 이후 2010년대 중반에는 10억 개를 넘겼다. 구글은 다양한 사이트의 트래픽 유도와 수익화에 기여하며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인터넷의 아버지’라 불리는 빈트 서프는 구글 입사 이유로 “인터넷 수요를 가장 많이 늘릴 수 있는 기업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구글이 웹사이트로의 유도 역할을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21일 기자회견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인터넷에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우리는 이를 사용자와 연결하는 역할을 계속하고자 한다”면서 “광고는 누구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글의 사명을 실현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닛케이는 “10년 전 피차이 CEO 취임 당시 광고는 구글 매출의 90%를 차지했지만, 최근에는 그 비중이 56%까지 축소했다”면서 “전체 매출은 5배 이상 늘었고, 광고·비광고 부문 모두 성장했지만 비광고 부문 성장률이 더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변화는 구글이 광고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며 “약 7년 전 아마존에 밀리던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한 것도 ‘광고 의존 탈피’가 목적이었고 최근 유료 구독 모델 확장도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모회사인 알파벳은 2020년부터 유료 구독 매출을 별도 공개하기 시작했는데 올해 1분기에는 이 부문 매출이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유튜브 유료 플랜에 이어 AI 분야에서도 유료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구글은 이번 I/O에서 월 249.99달러의 고급 AI 구독료 플랜을 발표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사용자가 연간 2999.88달러(약 410만 원)을 구글에 내야 한다는 의미다. 무료로 훨씬 광범위한 대중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광고 수입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기존 인터넷 사업모델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다.

물론 연간 3000달러에 육박하는 고가의 AI 유료 서비스 이용자는 제한적일 것이며 기존 광고 매출 규모에 필적하려면 약 9000만 명의 가입자가 필요해 현실성은 낮다. 피차이 CEO도 “유료화 확대는 최신 AI 모델 개발·운영 비용 일부 충당용”이라며 “광고 기반 무료 서비스의 전면 철회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구글이 광고 의존도를 의도적으로 낮추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닛케이는 거듭 강조했다. 이어 “검색과 생성형 AI가 융합하고 광고의 역할이 줄어들면 지금처럼 다양한 콘텐츠와 정보가 공존하는 인터넷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것은 단순히 구글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 55억 명 인터넷 이용자 모두와 관련된 변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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