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신증권은 23일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의구심에 대해 미 달러의 실질실효환율을 보면, 달러는 여전히 고평가 구간에 있다며 우려할 필요가 낮다고 밝혔다. 실질실효환율은 주요 교역상대국의 화폐 대비 실질구매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얼마 전까지 탄탄하던 ‘미국 예외주의’가 흔들리면서 미 달러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 관세 발표 이후 미국 물가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 감세안 처리 등이 미국채 수급 불안을 낳았다.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 달러화가 이례적인 약세 흐름을 나타낸 것이다.
이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달러 약세 흐름이나 미국의 정책 기조 변화만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대해 걱정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지 않다"며 "여전히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자산이 보이지 않고 오히려,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제가 미국 주도로 성장하면서 쏠렸던 미 달러에 대한 자금 수요가 정상화되고 있다"고 했다.
미국과 달리 동아시아 주요 교역국은 팬데믹 이후 실질실효환율 상 통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주요 통화 중 가장 큰 폭의 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일본 엔화 역시 저평가 해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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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원은 "엔화 강세 진행 시, 물가 부담이 낮아지고 추가 금리 인상 압력을 낮출 수 있어, 미국보다 높은 수준의 정부부채를 가지고 있는 일본 입장에서는 엔화 강세 유인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원화의 경우, 미국 입장에서는 비정상적인 환율 왜곡으로 평가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연구원은 "구조적인 경제 체력 약화에 정치 불안 등이 통화 약세를 견인했을 것으로 예상되나, 상반기 중 발표될 환율보고서에서 원화 약세는 대미 무역 흑자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