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 만에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첫 해외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회동에 나선다.
지난해 6월 젠슨 황 CEO와 만나 소버린(주권) 인공지능(AI)에 대해 논의한 이 창업자가 이번 회동을 통해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협업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2일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의장은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경영진과 함께 아시아 최대 규모 정보기술(IT) 전시회가 ‘컴퓨텍스 2025’가 열리고 있는 대만을 방문, 현지에서 진행되는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 행사 ‘NPC 서밋’에 참석한다.
이 의장을 비롯해 최 대표, 네이버클라우드 김유원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은 젠슨 황을 비롯한 엔비디아 경영진과 만날 예정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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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회동은 글로벌 단순한 교류를 넘어 전략적 기술 동맹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특히 ‘소버린 AI’에 대한 수요가 높은 동남아와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엔비디아의 인프라 플랫폼(NIM, NeMo, ACE 등)과 네이버의 기술력 및 서비스 운영 경험을 결합한 현지 맞춤형 AI 모델 및 서비스 구축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또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과 네이버클라우드의 서비스 플랫폼을 연계한 AI 데이터센터 사업 협력 역시 주요 의제로 떠오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의장을 비롯한 네이버 경영진은 이번 대만 방문 기간 동안 엔비디아는 물론, 다양한 현지 기업들과 만나 동남아 시장을 겨냥한 AI 협력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애플 아이폰의 주요 제조사인 폭스콘을 비롯해 이커머스 기업 모모 등 네이버와 사업적 접점이 있는 대만 기업들과의 협의도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 의장이 최근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유는 미국·중국 등이 이끄는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서 낙오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자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AI 혁신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 의장은 야후와 구글을 넘어서며 네이버 포털 전성기를 만들고, 모바일 전환기에는 네이버의 체질을 바꾸는 등 변혁기마다 최일선에 서 있었다”며 “플랫폼 산업의 결정적 변곡점마다 이해진 의장이 직접 나섰고, 이번 AI 시대에도 위기감을 느낀 이 의장이 다시 한번 네이버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관련 네이버 관계자는 “이해진 의장이 컴퓨텍스 현장에 간 것은 맞다”면서도 “현지 상황 때문에 세부일정 확인은 어렵다”고 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젠슨 황 CEO와의 만남 이후, 성과나 협의 내용 등을 공식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의장은 내달에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현지 엔지니어·창업가들과 면담을 갖고 ‘네이버 벤처스’ 설립 문제도 논의할 계획이다.
네이버벤처스는 네이버가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글로벌 AI 및 첨단 기술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해 설립하는 신규 투자법인이다. 기존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D2SF의 초기 스타트업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더 큰 자본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규모 투자 및 전략적 협력에 집중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행보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