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조원 투입해 트럼프 임기 내 배치 목표
북한·중국·러시아 공격 염두

미국이 본토 방어를 위한 첨단 미사일 방어망 '골든돔(Golden Dome)'을 추진한다.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공 체계인 아이언돔과 유사한 공중 요격 시스템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주기반 기술을 추가해 방어 성공률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0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통신ㆍ정치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사일 방어망인 ‘골든돔’을 임기 중에 실전 배치하겠다”라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배석한 자리에서 그는 “여기에 우주 기반 센서 및 요격 무기를 포함한 차세대 기술을 육상과 해상ㆍ우주에 배치할 것”이라며 “임기가 끝나기 전에 전면적으로 (골든돔이)운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골든돔이 완성되면 미국 본토는 지구 반대편에서 쏘아 올린 미사일은 물론, 이론적으로 우주에서 발사한 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극초음속 미사일, 신형 순항미사일까지 막아내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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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돔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체계 가운데 잘 알려진 ‘아이언돔’과 유사하다. 2011년 실전 배치된 아이언돔은 2021년 5월, 가자지구에서 발사한 로켓포 110발 가운데 105발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여러 차례의 실전에서 90% 이상의 요격률을 기록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다만 요격 대상 자체가 다르다.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에 따르면 아이언돔은 근거리에서 발사한 지대지 방식의 미사일 또는 로켓포 등 저고도 공격무기를 막아낸다.
이와 달리 골든돔은 방어 범위가 방대하다. 요격 방식도 아이언돔이 ‘직접요격(hit-to-kill)’ 중심인 반면, 골든돔은 근접신관(proximity fuse) 폭파형태의 간접 요격을 추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체계까지 구축하기 위해서는 날아오는 미사일의 근처에서 폭발하는 방식이 요격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나아가 우주 기반 요격체계 구축이다. 지상 레이더로는 탐지가 어려운 신형 미사일을 인공위성이 추적하고, 우주 공간에 배치된 요격 레이더가 상승 단계에 있는 미사일을 타격하는 방식도 추진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최고 수준의 첨단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ㆍ러시아, 잠재적으로 북한의 미국 본토 공격에 대비할 것으로 관측된다.
예산과 기술ㆍ정치적 문제까지 넘어야 할 과제도 산더미다. 정치매체 ‘더힐’은 ‘트럼프가 골든돔에 대해 알아야 할 것들’이라는 분석 기사를 통해 전문가들의 지적 사항을 보도했다.
먼저 트럼프가 제시한 예산이 한참 모자란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는 1750억 달러(약 244조 원)를 제시했으나 전문가들은 최소 수천억 달러, 많으면 조 달러 단위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 중이다.
둘째, 기술적 실행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아직 고고도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우주에서 요격한 사례가 없다는 점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셋째, 미국 본토 자체가 하나의 대륙일 만큼 방대해 촘촘한 방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넷째, 이스라엘의 상황과 너무 다른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 밖에 더힐은 "정치적 문제도 걸림돌"이라고 분석했다. 우주 기반 방어 시스템을 갖춘 골든돔 계획에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가 관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적으로 부적절하다”라는 비판이 민주당에서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