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아시아 매출 7%↓

글로벌 럭셔리시장 침체 속에 프랑스 명품기업 샤넬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0% 급감하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샤넬은 2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작년 매출이 187억 달러(약 26조 원)로 전년보다 4.3%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억 달러로 30% 줄었다. 순이익은 28% 축소된 34억 달러로 집계됐다.
샤넬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 매출이 92억 달러로 전년보다 7.1% 줄면서 전체 매출 감소를 견인했다. 미주 지역 매출은 4.2% 축소됐으며, 유럽에서는 0.6% 늘었다.
리나 네어 샤넬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거시경제 불확실성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면서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타격이 컸다”고 설명했다. 또 “작년 실적은 그 전 3년 동안 매출이 거의 2배로 늘어난 전례 없는 성장기를 구가한 이후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AI 추천 뉴스
이에 블룸버그는 네어 CEO가 샤넬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너무 가파르게 제품 가격을 올린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을 일축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그럼에도 샤넬의 매출 감소과 수익 급감은 놀라운 일”이라며 “100여 년 전 가브리엘 코코 샤넬이 설립한 이 브랜드는 패션업계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회복력이 뛰어난 브랜드 중 하나로 손꼽히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고객층을 공략해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샤넬의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으로 매장 문을 닫았던 2020년 이후 처음이다.
샤넬의 침체는 중국의 수요 위축으로 명품시장이 저성장의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더욱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명품업계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샤넬의 이익이 매출보다 더 크게 준 것은 명품 산업의 침체 속에서도 눈에 띄기 위해 소매 네트워크와 마케팅을 확장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쏟았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필립 블롱디오 샤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장기 투자를 위해 작년에 자본 지출을 약 18억 달러로 43% 늘려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샤넬은 별도 성명에서 에르메스 등 일부 경쟁사와는 달리 트럼프의 관세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미국 내에서 자사 패션제품의 가격 인상을 보류할 것이라고 별도로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유럽연합(EU)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10%의 기본관세를 부과했지만, 20% 상호관세 부과 계획은 7월 초까지 보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