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도 업계 최저치…소비자 혜택 체감 낮아

신세계그룹의 통합 유료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클럽(신세계유니버스)’이 론칭 2주년을 맞았지만 소비자 외면을 받고 있다. 신세계는 그동안 연회비 할인 등 모객에 열을 올렸지만 혜택, 사용처 등에서 경쟁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신세계유니버스가 신세계그룹이 그간 추진해온 신사업의 또 다른 실패작이란 비판도 나온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유니버스는 이달 론칭 2주년을 맞았다. 신세계그룹은 2023년 6월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형태의 신세계유니버스를 야심 차게 론칭했다. 3만 원 연회비를 내면 △이마트 △G마켓 △SSG닷컴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등 계열사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게 골자다. 신세계그룹은 론칭 당시 연회비를 웃도는 혜택을 강조했지만, 소비자 반응은 미미했다. 일례로 신세계유니버스 회원이 이마트에서 사용가능한 쿠폰의 할인율은 5%인데, 최대 할인금액은 3000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5만 원 이상 결제해야 가능해 소비자 체감도가 낮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할인쿠폰 사용처는 패션·잡화 상품로 제한됐고 할인쿠폰을 받는 업체도 극히 적다. 게다가 신세계백화점은 멤버십 혜택까지 줄였다. 작년 11월부터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유니버스 제공 쿠폰을 기존 월 4장에서 월 2장으로 줄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 평가도 박하다. 한국소비자원이 3월 전국 20세 이상 소비자 1500명(3대 업체별 500명씩)에게 물은 결과, 신세계유니버스에 대한 평가는 5점 만점에 3.37점이었다. 이는 경쟁사 네이버플러스(3.63점), 쿠팡 와우(3.60점)보다 낮은 점수다. 또 신세계유니버스는 △서비스품질 △서비스 상품 △서비스 체험 등 3대 부문 만족도에서 3.49점을 받으며 평균(3.58점)보다 낮았다. 특히 이커머스 유료 멤버십 서비스 수준에 대한 기대 대비 만족도를 묻는 항목에서는 3.14점으로 업계 최저치였다. 쿠팡 와우와 네이버플러스 모두 이 항목에서 3.5점 이상을 받은 것과 큰 격차다.
그동안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유니버스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해 G마켓, SSG닷컴 등 이커머스 계열사를 통해 가입비 인하·무료 행사도 펼쳤지만, 업계는 멤버십 지속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본다. 신세계그룹도 신세계유니버스 회원 수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한 신세계유니버스 기획과 론칭을 주도했던 강희석 이마트 전 대표, 이인영 쓱닷컴 전 대표, 전항일 G마켓 전 대표 모두 현재는 신세계그룹을 떠났다. 사업 연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유니버스는 신세계그룹 계열사 시너지를 한데 아우르기 위해 내세운 야심작이었지만 2년 만에 별 소득 없이 실패작이 될 위기”라며 “멤버십 운영을 지속할지, 말지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