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강등, 숨고르기 '명분'"...상징적 의미
미국‧이란 핵 합의 기대감 꺾이면서 WTI 0.32%↑
이란 “미, 우라늄 농축 제로 고집하면 합의 어려워”

뉴욕증시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미국이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최고 신용등급을 박탈당한 가운데 소폭 상승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37.33포인트(0.32%) 상승한 4만2792.07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5.22포인트(0.09%) 오른 5963.60에, 나스닥지수는 4.36포인트(0.02%) 오른 1만9215.46에 거래를 끝냈다.
무디스는 16일 미 연방정부의 “부채 증가로 인한 재정 지표의 악화”를 우려하며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낮췄다. 그간 무디스는 3대 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미국에 최고 등급을 부여하고 있었다. 다만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뉴욕증시는 신용등급 강등에 위험회피 심리로 약세로 출발했지만 장중 낙폭을 좁혀 상승 마감했다. 특히 미 국채 금리가 고점에서 후퇴하면서 손실을 줄였다. 신용등급 강등으로 국채 금리가 급등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반영되기도 전에 신용등급이 강등되자 시장에 불안감이 퍼졌다고 CNBC방송은 해석했다.
관련 뉴스
이날 3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장중 5.03%까지 올라 2023년 11월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반락해 2bp(1bp=0.01%포인트) 상승한 4.921%를 기록했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도 2bp 오른 4.459%로 집계됐다. 지난달 주식시장에 타격을 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에서 한 발 물러나는데 영향을 줬던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랐다가 하락한 셈이다.
신용등급 강등이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는 해석이 나온다. 로스 메이필드 베어드 투자 애널리스트는 CNBC에 “무디스가 지적한 미국의 재정 상황은 이미 모든 투자자가 알고 있는 내용”이라며 “이번 신용등급 강등은 시장이 잠시 숨 고르기 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 것이다. 6~12개월 내 시장 전망에 대한 낙관적인 입장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 반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어떤 무역 협상의 결과를 발표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CNBC는 전망했다.
달러화 가치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66% 하락한 100.43를 기록 중이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 간 핵 합의 협상이 결렬 조짐을 보이면서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20달러(0.32%) 오른 배럴당 62.6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7월물 가격은 전장보다 0.13달러(0.20%) 뛴 배럴당 65.54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 기대감이 약화하면서 유가를 밀어올렸다. 마지드 타흐트라반치 이란 외무차관은 이란 관영 미잔통신에 “미국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 중단을 고집한다면, 양국 간 핵 협상은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렉스 호즈 스톤엑스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합의가 타결되면 미국 제재가 완화돼 시장에는 하루 30만~40만 배럴 규모의 이란 원유 공급이 기대됐지만 그런 공급 증가 가능성은 이제 매우 낮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 둔화 등은 유가 하락 요인이었으나, 지정학적 요인보다 영향력이 크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러‧우 전쟁 휴전 협상과 관련한 긍정적인 소식도 상승폭을 상쇄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2시간에 걸친 통화가 “매우 잘 됐다”며 “협상을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평화 협정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이 옵라느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는 “유가는 향후 관세와 미국과 이란 협상, 러‧우 전쟁 종식 협상의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우 전쟁 협상과 관련해서는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 원유 수출이 늘고 유가에는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가상자산은 하락하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7시 34분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81% 내린 10만5229.2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4.11% 떨어진 2494.33달러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