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V링크 퓨전으로 생태계 확대
대만에 신사옥으로 파트너십 강화

“수십 년 만에 데이터센터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할 시간입니다. 모든 컴퓨팅 플랫폼에 인공지능(AI)이 융합되고 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 팩토리’라는 이름의 미래 인프라 생태계를 공식화하며, 반도체·서버·로봇 산업 전반에 걸친 대전환을 예고했다. 차세대 AI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스템인 ‘GB300’은 올해 3분기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황 CEO는 아시아 최대 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5’ 개막 하루 전인 19일(현지시간) 대만 뮤직센터에서 열린 기조연설을 통해 차세대 AI GPU ‘GB300’ 출시를 공식 발표하고 자사의 새로운 실리콘 기술 ‘NV링크 퓨전(NVLink Fusion)’과 함께 AI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글로벌 기술·공급망 구조를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GB300은 그레이스 CPU와 블랙웰 GPU를 결합한 차세대 슈퍼컴퓨팅용 칩으로, 전작 GB200보다 AI 추론 성능이 한층 향상됐다. 이 제품에는 SK하이닉스가 주도 생산하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이 탑재된다. 출시 시기가 올 3분기로 확정되면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HBM 공급망 기업들에 조기 수혜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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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레이스 블랙은 완전한 생산 단계에 돌입했다”면서 “우리는 매년 플랫폼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올해 3분기에는 차세대 GB300을 3분기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단순한 신제품 출시를 넘어 GPU·중앙처리장치(CPU)·네트워크·로봇까지 연결된 ‘AI 팩토리’ 생태계의 비전으로 읽힌다. NV링크 퓨전은 고객들의 맞춤형 반도체와 CPU, 엔비디아의 GPU, 기타 네트워킹 등을 합친 생태계에서 모델 훈련과 AI 추론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예를 들면 NV링크 퓨전으로 후지쯔와 퀄컴 테크놀로지의 CPU를 엔비디아 GPU와 통합해 고성능 엔비디아 AI 팩토리를 구축하는 식이다. 서로 성격이 다른 실리콘 데이터를 엔비디아 랙 아키텍처로 표준화해 가용성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황 CEO는 “고객이 원하는 구성으로 GPU·CPU·스토리지·네트워크를 통합해 AI 모델 훈련과 추론을 최적화하는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생태계에는 미디어텍과 마벨, 알칩, 아스테라 랩스, 시놉시스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가 반도체만이 아니라 AI 기반의 데이터센터 설계자이자 운영 인프라 제공자로 나아간다는 선언으로도 해석된다.
타이베이 아시아 본사 설립도 공식화했다. 이름은 ‘엔비디아 컨스텔레이션(Constellation)’. 그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를 거론하며 “델타와 파가트론, 폭스콘, 기가바이트, QCT, 위스트론, TSMC 등 대만 기업들이 자신들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이는 로봇 협업이 가능한 미래형 공장을 위한 필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자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글로벌 반도체 시장 관계자 등이 직접 찾아 엔비디아에 대한 인기를 실감케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