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계 3대 신평사 모두서 ‘최고 신용등급’ 박탈…시장 영향은

입력 2025-05-18 14:5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무디스, 정부 부채 증가에 ‘Aaa’→‘Aa1’ 강등
백악관 “정치적 결정…아무도 진지하게 생각 안 해” 반발
단기 변동성 확대·셀 아메리카 재개 우려
달러 가치 추가 하락 압력 커질 수도

▲사진은 미국 뉴욕 월가에 성조기가 걸려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미국 뉴욕 월가에 성조기가 걸려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정부 부채 증가를 이유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이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모두 최고 신용등급을 박탈당한 가운데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고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무디스는 전날 “미국이 가진 경제와 금융 측면의 강점을 인정하지만, 이러한 강점만으로는 더는 부채 증가로 인한 재정 지표의 악화를 완전히 상쇄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며 미국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한 단계 낮췄다. 무디스는 그동안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에 최고 등급을 부여하고 있었던 곳이다.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백악관은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결정에 대해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스티븐 청 백악관 공보국장은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목하면서 “그는 2016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반대해왔다”며 “아무도 그의 분석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는 몇 번이고 틀렸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신용평가를 담당한 무디스레이팅스와 백악관이 비난을 쏟아낸 무디스애널리틱스는 별개의 회사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번 하향조정 발표 이후 미국증시는 장외거래에서 하락했고 미국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뉴욕증시 S&P500지수를 추종하는 한 상장지수펀드(ETF)는 시간 외 거래에서 1% 하락했다.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시리즈1은 1.3% 내렸다.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전날 4.44%로 마감한 뒤 장외거래에서 4.49%로 추가 상승했고 달러 가치는 일본 엔화와 유로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이번 무디스의 결정이 가까스로 회복세를 보이는 주식시장에 새로운 위험 요소가 될 것인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무디스가 미리 신호를 줬던 만큼 2011년 수준의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단기 변동성이 확대되거나 미국 시장에서 자금을 빼내는 ‘셀 아메리카(미국 자산 매도)’ 흐름이 재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011년 8월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땐 S&P500지수가 불과 며칠 새 15%나 폭락하는 등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데이브 마지 라운드힐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무디스가 마침내 공식 발표했지만, 시장은 이미 신용등급 강등을 예상했다”면서 “또 2011년 S&P가 신용등급을 강등했을 때와의 충격과는 달리 현재는 투자자들이 이미 재정 부실과 관세 리스크를 경계하고 있어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솔루스대안자산관리의 댄 그린하우스 수석 전략가도 “미국은 거대한 재정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우리 모두 알고 있는 것”이라며 “무디스는 새로운 사실을 알려준 것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반면 또 다른 전문가는 무디스의 결정이 과거 시장 폭락에 대한 기억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앤디 콘슨탄 댐핑스프링어디바이저 CEO는 소셜미디어 X(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무디스의 강등 조치가) 중요한지는 말하기 어렵지만 좋은 소식은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이 2011년 사태를 떠올리며 지금 상황도 그때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릭 베일리 스튜어드파트너스 자산 관리 담당 전무이사는 “이것은 경고신호”라며 “미국 주식시장은 많은 환영을 받았던 랠리를 마치고 곧 상한선에 도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용등급 강등은 지난 한 달 동안의 대규모 주식 상승 이후 자산 관리자들의 차익 실현을 촉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에서는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달러 가치가 추가 하락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맥스 고크만 프랭클린템플턴인베스트먼트솔루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의회에 상정된 예산안에 따라 가속할 수밖에 없는 막대한 재정지출을 고려할 때 신용등급 강등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대형투자자들이 점차 미국채를 다른 안전자산으로 대체하기 시작하면 부채 상환 비용은 계속 커질 것”이라며 “이는 안타깝게도 미국 자산에 위험한 ‘약세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달러화에 대한 추가 하락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자사 누버거버먼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이 더는 달러를 안전자산으로 간주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에 미국 자산에 대한 헤지(리스크 회피)가 일어나면 달러 약세가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지수는 올 들어 지금까지 6.9% 하락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만능'으로 평가받던 아이언돔·애로우…철벽이 뚫린 이유는 [리썰웨폰]
  • "신제품 나온다고?"…다마고치, Z세대 사로잡으며 레벨업! [솔드아웃]
  • 스테이블코인 제도권 진입 신호탄…美 법안 통과에 '거래소·페이업체' 수혜
  • "여름엔 이거 먹어야 힘써요"…6월에 꼭 먹어야 하는 장어 [레저로그인]
  • 수도권 공급, 3기 신도시 ‘패스트트랙’이 답…수도권 추가 택지 발굴 가능성도
  • 권력 분산‧상호 견제 공감대…검찰개혁 ’시즌2’ 다시 시험대로
  • G7서 ‘33조 잠수함 수주’ 탄력받나 …K방산 기대 확산
  • ‘임금협상·주 4.5일제’ 현대차부터 상견례 “올해 완성차 하투(夏鬪) 예고”
  • 오늘의 상승종목

  • 06.1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5,259,000
    • -0.4%
    • 이더리움
    • 3,474,000
    • -1.28%
    • 비트코인 캐시
    • 650,000
    • +1.33%
    • 리플
    • 2,969
    • -2.37%
    • 솔라나
    • 202,400
    • -2.69%
    • 에이다
    • 838
    • -2.44%
    • 트론
    • 372
    • -3.13%
    • 스텔라루멘
    • 345
    • -2.82%
    • 비트코인에스브이
    • 42,610
    • -2.56%
    • 체인링크
    • 17,750
    • -2.9%
    • 샌드박스
    • 353
    • -1.94%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