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성공한 사업가인 그가 유독 청년에게 조언하고 애착을 갖는 이유가 궁금했다. 나이가 든 누구나 그렇듯 풋풋한 젊음이 부러울 것이다. 그런데도 고단한 세월을 개척해 온 그의 눈에도 지금 이 시대 청년들이 처한 현실이 안타까운 것은 아닐까 싶었다. 김 명예회장은 척박했던 국내 수산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스스로 일궈낸 1세대다. 그런 그가 느끼는 청년들의 절박함은 자신의 청년기와는 새삼 다른 듯하다. 기성세대가 만든 틀 안에 있는 청년들이 도전 대신 생존을 고민하고, 가능성보다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더 많다고 여기는 것이다. 그가 청년 교육 사업에 과감한 기부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청년들에게 얼마나 진심인가. 정치권은 선거 때만 반짝 청년 정책을 외치고, 기업은 그저 채용을 위한 스펙만 요구한다. 안타깝게도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있다. 높은 자살률, 낮은 2030 투표율, 높은 청년 체감 실업률 등이 그렇다. 청년을 진정으로 생각한다면 그들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판’을 만들어야 한다.
김 명예회장의 조언은 단순히 원로의 훈수가 아니다. 땀으로 일군 성장의 기억을 가진 한 창업주가 청년에게 또 다른 가능성을 묻고 있다. 말 그대로 진심이다. 청년은 대한민국이 원대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자산이다. ‘청년을 생각한다’는 말이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청년들이 과거의 김 명예회장처럼 다양한 공상을 하고, 무엇이든 꿈꾸며,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 기성세대의 당면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