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있는 공약엔 부정적 평가

6·3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최대 과제로 ‘청년층 표심’이 떠오른다. 2030 세대는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분수령으로 평가받는다. 이 후보가 이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연일 공약과 메시지, 심지어 복장까지 바꾸며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일부에선 ‘마지막 고지’를 향한 청년층 구애 전략이 통할 수 있을지, 진정성을 시험받는 시간이라고 평가한다.
이재명 후보는 최근 카디건과 운동화 차림으로 청년 간담회에 등장하는 등 이미지 면에서도 변신을 시도했다. 이전보다 훨씬 편안하고 실용적인 차림새로 청년 세대와의 ‘비언어적 공감’을 시도한 셈이다. 정치권에선 "메시지와 함께 비언어적 태도도 함께 어필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정책도 청년 맞춤형이다. 이 후보는 최근 청년 자산 형성 지원, 구직 활동금 확대, 공공주거 공급 등 청년 체감형 공약을 줄줄이 꺼내들었다. 대표 공약 중 하나인 ‘청년미래적금’은 정부 지원을 포함해 일정 금액을 장기 적립하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자산 형성 정책이다. 여기에 청년 대상 재무 상담 프로그램 도입도 약속하며 경제적 자립 기반을 강조했다.
취업 문제에선 자발적 이직 청년에게 생애 최초 구직급여를 제공하는 방안, 구직활동 지원금 확대 등이 포함됐다. 특히 최근 20대 사이에서 관심이 높은 가상자산 시장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겠다는 공약도 눈길을 끌었다. 그간 제도 밖에 방치됐던 가상자산에 대해 투자자 보호와 시장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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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최대 고민인 주거 문제에선 △청년 맞춤형 공공분양 확대 △고품질 공공임대 공급 △월세 세액공제 확대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 등 체감 가능한 대책을 담았다. 여성 1인 가구 대상 범죄 예방 정책도 함께 제시하며 안전망 강화도 꾀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신뢰' 부분에 있어서 냉소적인 시선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의 공약이 구체적 추진 계획이나 재원 조달 방안 없이 나열되는 경우가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있다”며 “선거용 약속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좋은 말은 다 했지만 믿고 찍을 만큼의 설계도는 없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측 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매끄러운 거짓말(이재명) 대 투박한 진실(김문수)의 경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이재명 후보가 과반 지지에 근접하고 있지만, 상대 후보인 김문수를 지지하는 이유로 ‘이재명이 싫어서’라는 응답이 15%를 차지해 여전히 강한 반감이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청년 무당층 사이에 퍼져 있는 이 회의적 시선이 ‘조용한 결정 변수’로 작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오는 18일 TV토론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청년에게 강력한 메시지와 진심을 던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얘기다. 구체적인 수치, 실행 로드맵, 재원 계획 등 디테일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할 수 있느냐가 이재명식 청년 공약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