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악수 뒤 대화 나눠
이마트 해외시장 영향력 확대 주목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카타르 도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두 번째 만남을 가지면서 한미(韓美) 경제협력 가교 역할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이마트가 올해 1분기 8년 만에 최대 실적을 내는 성과를 거둔 터라, 해외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할지 주목된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14일(현지시간) 카타르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가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했다. 정 회장은 만찬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15초 간 짧은 대화를 나눴다. 이어 셰이크 타밈 군주와도 악수를 했다.
이번 만찬 참석자 중 한국 경제인으로는 정 회장이 유일하다. 정 회장의 카타르행은 지난달 말 셰이크 타밈 군주의 정식 초청으로 성사됐다. 정 회장이 아시아에서 미국 백악관 또는 행정부와 연결되는 소통 채널이라고 판단, 만찬에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정 회장은 작년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10~15분 정도 직접 대화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후 직접 만난 건 정 회장이 국내 재계 인사로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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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과 트럼프 일가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접점이 많다. 특히 정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친분이 깊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실세로 평가받는다. 이로 인해 정 회장이 한미 정재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었다. 이에 부응하듯 정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와 이어지는 소통 채널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여, 트럼프 주니어의 최근 방한을 성사시켰다. 정 회장의 초청에 응한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종일 주요 대기업 총수와 잇달아 만났다.

정 회장의 두 번째 트럼프 대통령 만남 성사로 한미 경제 협력 가교 역할에 더욱 힘이 실린다. 특히 정 회장은 카타르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넘어가 현지 유통업계 기업인들과 사업 관련 미팅을 한 뒤 귀국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마트의 해외 시장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마트 실적 역시 올해 1분기 8년 만에 최대 성과를 내는 등 분위기도 좋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1분기 매출은 7조2189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0.2%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93억 원으로 238.2% 폭증했다.
주요 연결 자회사 중 이마트 미국 사업을 운영하는 자회사 PK리테일홀딩스(PK리테일)의 실적 성장세가 눈부셨다. PK리테일의 1분기 매출은 5766억 원으로 전년보다 13.5% 늘었다. 이는 이마트 자회사 중 SCK컴퍼니(스타벅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매출액이다. 영업이익도 7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 신장했다. 이마트는 2018년 PK리테일을 설립하고 미국 유통기업 굿푸드 홀딩스, 뉴시즌스마켓을 차례로 인수했다. PK리테일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레온주 등에서 50여 개 슈퍼마켓 등을 운영 중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은 해외 시장에서도 이마트가 다양한 시너지를 내기 위해 여러 구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