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ㆍ해외사업 성장하고 자회사 실적도 개선세
“2분기 소매산업 기저 낮아⋯호실적 계속될 듯”

국내 유통업계 빅3 기업이 소비침체 국면에도 1분기 호실적을 냈다. 해외 사업과 자회사 실적 증가 등이 힘을 보탠 가운데, 지난해 인력 구조조정 등 고정비 절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유통 3사는 올해 1분기 일제히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을 개선했다.
특히 이날 실적을 발표한 이마트는 연결 기준 매출이 7조2189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2%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238.2% 오른 1593억 원을 기록하는 깜짝 실적을 냈다. 업계 안팎에서는 취임 1년을 넘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혁신 경영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특히 쇼핑몰 형태의 스타필드 마켓과 식료품 전문 매장을 표방한 이마트 푸드마켓 등의 공간 혁신 전략을 주도한 할인점 이마트와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가 선방했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의 영업이익이 각각 53.7%, 36.9% 증가해 전체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
주요 자회사도 선방했다.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가 전년 동기보다 7.3% 증가한 35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신세계푸드, 신세계프라퍼티 등도 각각 71.7%, 198.4% 영업이익을 키웠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추진한 지속적인 혁신과 쇄신을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가격, 상품, 공간 혁신을 통해 수익성 중심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실적을 발표한 롯데쇼핑의 경우 1분기 매출이 3조456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9% 증가한 1482억 원이다. 롯데쇼핑의 수익성이 상승곡선을 그린 건 해외 사업의 성장 덕이다. 특히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1분기 매출이 21.9% 증가하며 베트남 백화점 전체 매출이 33.8% 성장했고, 인도네시아 백화점 매출 또한 2.7% 증가했다. 해외 할인점 역시 베트남에서 8.2%, 인도네시아에서 10%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해외 사업 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9.5% 성장했다,
다만 롯데쇼핑의 1분기 국내 마트·슈퍼 사업은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73%가량 뒷걸음쳤다. 이커머스 사업과 가전양판점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규모를 줄이긴 했지만, 각각 86억 원, 111억 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를 지속했다.
현대백화점은 1분기 매출이 1조981억 원, 영업이익은 112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5.4%, 63.3% 증가했다. 백화점 사업은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0.8%, 영업이익은 5.7% 감소했지만, 면세점과 매트리스 제조업체 지누스 등이 실적을 개선하며 전체 성적 향상을 이끌었다. 1분기 면세점은 영업손실이 19억 원으로, 적자 폭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2억 원 줄였고, 지누스는 흑자전환했다.
유통 3강이 지속하는 소비 침체와 불황 속 돌파구를 마련했지만, 1분기 실적 개선은 내실 성장보다는 고정비 절감 효과에 따른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임직원 수가 많은 대다수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은 1월, 이마트는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시장에서는 2분기의 경우, 유통 최대 대목인 5월 ‘가정의 달’이 껴있는 만큼 1분기에 이어 실적을 개선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보다 2분기와 4분기의 소매산업 기저가 낮으므로 올해 남은 국내 사업 실적은 1분기보다 양호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호적인 산업 환경으로 유통 섹터로 우호적인 수급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