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목표 달성 위해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 집중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올해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4조9289억 원) 중 비은행 부문(1조4733억 원)의 기여도는 29.9%인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이 45.6%로 가장 높고, 신한금융 31.1%, 하나금융 15.6%, 우리금융 10.0% 순이다.
4대 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여전히 컸고, 비은행 부문 실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KB금융은 KB국민은행 순이익이 1년 새 163.5% 증가했지만 KB증권과 KB국민카드는 각각 9.1%, 39.3% 감소했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의 순이익이 1년 새 21.5% 오르면서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비은행 계열사인 신한카드(-26.7%), 신한캐피탈(-51.3%) 등은 수익성 악화와 조달·대손비용 부담으로 역성장했다.
하나금융도 하나은행 순이익이 17.8% 늘었지만 하나증권과 하나캐피탈은 각각 16.2%, 47.7% 줄었다. 은행 비중이 가장 큰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순이익이 19.81% 감소한 가운데 우리금융캐피탈(-6.1%), 우리투자증권(-92.3%) 등 비은행 계열사도 부진해 그룹 전체 실적을 깎아내렸다.
4대 금융은 올해 ‘비은행 부문’ 강화에 집중한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은행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밸류업 중기 목표 달성을 위한 지속가능한 이익 창출을 위해서다.
하나금융의 경우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을 위해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한다. 그룹의 비은행 부문 수익 기여도를 향후 3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7월 동양생명·ABL생명보험 인수로 다른 금융지주 대비 빈약했던 비은행 부문을 보강한다. 그룹 실적에 생보사 순이익을 반영하면 자산·당기순이익 규모 면에서 경쟁사들과 격차를 좁힐 수 있을 전망이다. 증권ㆍ은행 간 협업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은 자본시장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ㆍ우리자산운용ㆍ우리PE자산운용에 더해 우리은행 IB그룹까지 모두 한곳(여의도)에 모았다. 기업금융ㆍ투자은행(CIB) 시너지사업본부도 신설했다.
4대 금융은 RWA 관리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보험, 증권 등은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보유 자산 리스크가 크다. 이러한 비은행 부문의 비중이 커지면 RWA 부담도 덩달아 증가할 수 있다. 결국 RWA가 늘어나면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낮아져 밸류업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의 RWA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32.3%로 집계됐다. 신한금융, 하나금융이 각각 34.9%, 27.9%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은 18.5%다.
KB금융 관계자는 “연간 증가할 RWA 양을 산정해 각 계열사에 배분한 후 분기별로 RWA 증가 수준을 모니터링해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도 정해진 RWA 한도를 초과하는 계열사의 경우 핵심성과지표(KPI) 평가 시 페널티를 부과할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향후 보험사 인수로 RWA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염가매수차익 등을 고려할 경우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7년까지 CET1 비율을 13%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자산 리밸런싱, 적정수준의 자산성장 등 RWA 관리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지속성장이 가능한 재무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