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바이오산업을 이끌어온 것은 면역항암제와 비만치료제였습니다. 그러나 미래에는 항노화 치료제가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입니다. 세계의 부자들이 스위스나 태국이 아닌 한국에서 인생의 말년을 보내도록 해야 합니다.”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고문은 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 코리아 2025’에서 ‘항노화 시장의 미래 전망과 한국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전 세계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노화를 억제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항노화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바이오산업의 주요 흐름이 면역항암제와 비만치료제 중심이었다면 항노화 치료제는 미래의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는다.
이 고문은 “항노화 치료제는 미래 먹거리로 우리가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는 시장”이라며 “현재 알토스랩,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이 항노화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세포 리프로그래밍과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등 다양한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노화 치료제를 의료관광 산업과 연계해야 한다. 여러 기술을 결합해 항노화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전 세계 부유층이 인생의 후반기를 한국에서 보내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고문은 한국이 항노화 산업을 키울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우수한 인력, 최고 수준의 의료 인프라,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및 판매 경험을 갖추고 있다. 이 같은 강점을 활용해 항노화 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 고문은 국내외 바이오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한국이 글로벌과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전략도 제언했다.
그는 “신약 하나를 허가받는 데 필요한 연구개발 비용은 9년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 50년간 기술은 발전했지만 바이오헬스 산업은 오히려 하향세다. 문제는 혁신 신약 개발보다 블록버스터 복제약 개발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바이오 업계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아시아 국가들이 연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고문은 “바이오 USA, 바이오 유럽에 대응할 수 있는 바이오 아시아를 만들어야 한다. 이후에는 기술력은 부족하지만 자금력이 풍부한 중동 국가들과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시아와 중동을 합치면 전 세계 인구의 약 60%를 차지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고문은 “기술수출을 하더라도 단순한 라이선스 아웃에 그치지 않고, 제품화 전략을 고민하며 한국 및 아시아 시장에 대한 권리는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며 “재생의료, AI, 디지털 헬스, 오가노이드 등 차별화된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며 글로벌 투자 유치, 국내 기업 간의 적극적인 파트너십과 인수합병(M&A), 과감한 규제 혁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