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차이만 확인…한 “당 의견 무조건 따를 것”
김 “경선도 안 치른 후보와 단일화 옳지 않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2차 회동에도 단일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
김 후보, 한 후보는 8일 오후 4시 30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 인근에서 2차 공개 회동을 가졌다. 그러나 두 후보는 회동에서 이어진 대화 내내 서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말을 되풀이하며 의견 차이만 확인했다.
먼저 한 후보는 빠른 시일 내에 단일화를 요구하며 방법은 국민의힘에 일임하자고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한 후보는 “오늘 김 후보와 만나는 일이 굉장히 중요하다”라며 “단일화를 제대로 못 하면 후보님이나 저나 속된 말로 ‘바로 가버린다’”라며 빠른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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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한 후보는 “지금 우리가 협상을 뒤로 미룰 여유가 있느냐”라며 “여기에 하루 이틀을 기다릴 수가 없다. 절대로 그렇게 안 하실 거라고 믿고 당장 오늘내일 결판을 내자”고 덧붙였다.
또한 한 후보는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오로지 당이 정하는 모든 방식, 어떠한 것도 받아들이고 후보님과 단일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 후보는 여전히 한 후보와 단일화 절차가 치열한 경선을 뚫고 올라온 본인에게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 후보는 각자 일주일간 선거운동을 진행한 뒤 다음 주 수요일에 방송 토론, 목요일과 금요일에 여론조사를 진행하자는 단일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김 후보는 “그렇게 당의 모든 결정을 따른다고 하면 국민의힘에 들어와서 경선에 참여하는 게 옳지 않겠나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며 “저와 같이 뛰었던 10여 명의 경선 후보들이 심지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안 할 수가 없다.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저뿐만이 아니라 전부다”라고 했다.
이어 김 후보는 “당에는 당헌, 당규가 있고 대통령 선출에 대한 절차와 규정이 있다”라며 “당원도 아니고 후보 등록도 안 할 수 있다는 분이 나타나서 경선 끝난 제1 정당에서 공식적으로 선출된 후보와 단일화하자는 경우는 전 세계 정당 역사상 처음”이라고 답했다. 사실상 한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두 후보는 이날 2차 회동에도 불구하고 단일화에 대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으나 국민의힘은 예정대로 단일화 로드맵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단일화 시점을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 이전으로 못 박은 상황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오늘부터 당 주도의 단일화 과정이 시작된다”라며 “오늘 오후 TV 토론과 양자 여론조사를 두 분 후보께 제안했고 토론이 성사되지 못한다 해도 여론조사는 예정대로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의 경우 김 후보가 이미 거절 의사를 밝힌 만큼 여론조사만 예정대로 진행된다. 여론조사는 이날 오후 7시부터 9일 오후 4시까지 실시되며 일반 국민 여론조사와 당원투표 각 50%씩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