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세들의 광폭 행보…행정부 실세들의 '진짜' 역할은 [이슈크래커]

입력 2025-05-08 14:4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AFP/연합뉴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AFP/연합뉴스)

지난주 황금연휴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47)가 갑작스레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한 그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조선 팰리스호텔 등지에서 국내 재계 20위권 내 대기업 총수들과 '릴레이 회동'을 이어갔는데요

이재현 CJ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도 트럼프 주니어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밖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등이 면담에 참석했죠.

'트럼프 2기' 출범 후 트럼프 2세들의 행보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가운데 이들의 진짜 역할은 무엇일까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위에 있는 '트럼프 기업'
우선 이들의 행보를 알아보기 전에 트럼프 기업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요.

'트럼프 기업'(The Trump Organization)은 뉴욕 트럼프 타워에 본사를 두고 약 250개 계열사를 운영하는 대기업입니다. 1920년 설립돼 2024년 포브스 기준 그룹은 자산 가치는 39억 달러로 집계됐는데요.

트럼프 기업의 핵심 분야는 부동산 개발입니다. 핵심 분야 부동산을 중심으로 마케팅, 중개, 자산관리, 호텔, 건설 등의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트럼프 타워(뉴욕),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워싱턴 D.C.·라스베이거스)을 비롯해 미국 각지에 트럼프 일가의 부동산들이 포진했죠.

서울의 여의도 대우트럼프월드도 트럼프 기업과의 합작으로 만들어졌는데요. 도널드 트럼프 재집권의 배경은 바로 이 부동산의 힘이라는 분석이 있을 정도입니다.

여기에 트럼프 그룹은 수십 개의 골프장도 경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 그룹(TMTG)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은 지난해 수십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자랑하고 있는데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X(옛 트위터)와의 분쟁 속에서 만들어진 트루스 소셜은, 그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는 오늘날 가장 뜨거운 SNS로 등극했습니다.

▲에릭 트럼프 트럼프 기업 수석 부사장. (로이터/연합뉴스)
▲에릭 트럼프 트럼프 기업 수석 부사장. (로이터/연합뉴스)

장남은 부동산, 차남은 호텔·골프장⋯'가상자산' 사업까지
문어발처럼 자라나는 트럼프 기업은 '수장'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그 자식들에게 경영권이 돌아갔는데요.

특히 극적으로 재집권한 트럼프 행정부 2기를 맞아 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는 본격적으로 트럼프 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우선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는 부동산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죠. 차남 에릭 트럼프는 트럼프 기업의 골프장과 호텔 사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은 가상자산 분야에서도 파격적입니다.

트럼프 주니어는 헝가리, 루마니아, 세르비아, 불가리아 등을 돌며 '트럼프 비즈니스 비전 2025'라는 이름의 유료 강연 투어를 진행했습니다. 에릭 트럼프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지역을 순방하며 고급 부동산 및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홍보했는데요.

이들이 발표한 사업에는 두바이에 들어설 80층짜리 고급 호텔 및 주거타워, 사우디 제다에 있는 주상복합건물, 미국 내 2건의 가상자산 사업, 카타르의 골프장 및 빌라 단지, 워싱턴 D.C.에 들어설 새로운 프라이빗 사교 클럽 '이그제큐티브 브랜치' 등이 포함됩니다.

실제로 트럼프 일가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 사업, 탈중앙화 금융 사업을 포함해 자회사 CLC 디지털을 통해 트럼프와 멜리나아 여사의 밈(Meme) 코인 발행을 주도했죠.

▲트럼프 기업 수석 부사장 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 디아르와 다르글로벌 간에 출범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 & 트럼프 빌라 프로젝트의 3D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기업 수석 부사장 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카타르 디아르와 다르글로벌 간에 출범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 & 트럼프 빌라 프로젝트의 3D 모델을 살펴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기 들어 2세 역할 급부상…이방카 역할은 축소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는 행정부 인사에도 개입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드러냈는데요. JD 밴스 부통령 추천도 그의 손에서 이뤄졌다고 알려졌죠. 그는 아버지 대신 그린란드를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의 야욕을 전 세계에 드러냈는데요.

트럼프 정부가 그린란드에 욕심을 내는 것은 이곳에 중국이 전 세계 공급을 쥐락펴락하는 희토류 자원이 풍부하게 매장돼있는 데다 북극권의 교두보라는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죠.

그야말로 경영이면 경영, 정치면 정치, 외교면 외교에서 모두 활용되고 있습니다.

차남 에릭의 아내 라라 트럼프는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공동의장으로 2024년부터 활동 중인데요. 앞서 1기 때와는 2세들의 역할이 더욱 주도적으로 변경됐습니다.

1기 시절(2016~2020년)에는 장녀 이방카 트럼프의 활약이 도드라졌는데요. 이방카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는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여성 경제 활성화'(W-GDP)와 '중동 외교'(아브라함 협정)를 주도했죠.

이때 도널드 주니어와 에릭은 트럼프 기업 경영을 맡으며 캠페인 연설과 모금을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 장녀 이방카는 정치적 역할을 축소한 뒤 패션 브랜드 운영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반면 장남과 차남은 정부의 실세로 자리 잡았죠.

1기와 달리 공식 직함은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손과 발이자 실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재계에서는 이번 한국에서 이뤄진 일련의 만남도 세 쇼크의 파장을 최소화하고 업종별 대미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 등이 화두에 올랐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트럼프가 아젠다를 외치면, 아들들이 직접 실무 협상을 하는 추세입니다.

다만 이들의 이복동생들은 다소 미디어 노출이 되지 않았는데요. 변호사 자격을 보유한 차녀 티파니 트럼프는 1기와 2기에서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막내아들이자 멜라니아 트럼프의 아들인 배런 트럼프는 현재 대학 진학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 기업 사장.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 기업 사장. (연합뉴스)

이해충돌 논란에…"사적 영역" 반발도
다만 광폭적인 행보 탓일까요. 미국 의회는 대통령 가족의 사업과 공직 간 이해충돌을 우려하죠.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 아들들이 중동의 왕실 및 정부와 협력하는 사업도 다수 진행 중이라는 데 있는데요. 국제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현직 미국 대통령의 아들들이 외국 정부와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이해관계 충돌이라는 목소리입니다.

이에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인 가상자산 업계 지원 법안의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는데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해당 법안은 대통령과 그 가족이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는 것을 더 쉽게 만들어 줄 것"이라며 "이것은 부패이며 어떤 상원의원도 이를 지지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죠.

제프 머클리 상원의원도 "이것은 영향력을 판매하는 것이고, 이해 충돌이며 우리가 본 적이 없는 엄청난 형태의 부패"라고 지적했는데요.

이에 공화당은 "가족 사업은 사적 영역"이라 반박했죠. 에릭 트럼프는 가족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전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에 해명했습니다. 안나 켈리 백악관 대변인도 "대통령의 자산은 자녀들이 관리하는 신탁에 속해 있으며, 이해충돌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 자산 공개서에 따르면 그는 이러한 사업들 대부분으로부터 여전히 직접적인 재정적 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는데요.

과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이들의 활약이 어떤 결과를 낳을까요? 이들의 행보에 전 세계 경제인들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김진형 "AI, 인류 최고 기술… 기후 위기 해법도 여기 있다"[미리보는 CESS 2025]
  • 동일본 이어 난카이 대지진도?…예언서 된 '내가 본 미래', 선배도 있다 [해시태그]
  • 치솟는 결혼식 비용, 일반 예식장 대비 '반값'으로 하는 방법은? [경제한줌]
  • 티메프 피해자들 “티몬 회생계획 채권 변제율, 납득할 수 없는 수준”
  • "훅·슬라이스·깨백"… 몰라서 당황한 골프 실전 용어 [골프더보기]
  • SNS 실트 오른 '러브버그', 언제 사라질까?
  •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내년 적정 '최저임금'은 [데이터클립]
  • 과기정통부 장관에 LG '엑사원' 개발 주도한 배경훈⋯이재명식 AI 인사 철학
  • 오늘의 상승종목

  • 06.2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41,957,000
    • +2.31%
    • 이더리움
    • 3,173,000
    • +3.83%
    • 비트코인 캐시
    • 623,000
    • -1.11%
    • 리플
    • 2,815
    • +3.19%
    • 솔라나
    • 187,400
    • +3.94%
    • 에이다
    • 762
    • +3.25%
    • 트론
    • 380
    • +1.88%
    • 스텔라루멘
    • 323
    • +3.19%
    • 비트코인에스브이
    • 41,340
    • +2.07%
    • 체인링크
    • 16,550
    • +2.48%
    • 샌드박스
    • 333
    • +4.7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