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정국에 진입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큰 주요 단지의 분양이 뒤로 밀리는 모습이다. 건설사들이 정치적 불확실성이 사라진 뒤로 일정을 바꾸려 하고 있어서다.
6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조기 대선 확정 후 강남권 대어로 기대를 모은 주요 단지들의 분양 일정이 속속 밀리고 있다. DL이앤씨가 서초동 일원에 공급 예정인 '아크로드 서초(서초 신동아)'의 분양은 8월로 정해졌다. 당초 4월 분양 예정이었던 반포동 '아크로리버스카이(노량진8구역)'는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으로 분양 시기를 조율 중이다.
삼성물산이 연내 반포동에 선보일 계획이던 ‘래미안트리니원(반포주공1단지 3주구)’도 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올해 하반기가 어려울 경우 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다. GS건설이 방배동에 분양 예정인 '방배포레스트자이(방배 13구역)' 역시 하반기나 내년으로 분양 일정을 검토 중이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 조정에 들어간 데는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수요자들의 주택 매수 관심이 떨어진 영향이 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건설 업체들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분양 흥행을 낙관하기 어렵다 보니 정국이 안정될 대선 이후 분양에 나설 계획을 세우는 것"이라며 "대선 와중에는 국민적 관심사가 선거에 쏠려 있어 분양이 큰 관심을 끌지 못할 것이란 현실을 고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유력 대선 주자들이 내놓는 부동산 정책 등을 고려해 시장 상황을 가늠해보려는 셈법도 깔려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정권 교체기 진입으로 눈치 보는 기조가 강한 상황"이라며 "새 정부가 출범하면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등도 기대할 수도 있기 때문에 분양 시기를 최대한 미루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 시작 전 '분양 밀어내기' 움직임도 감지된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분양 예정 물량은 전국 총 25개 단지, 2만4577가구(임대 포함·오피스텔 제외)로 이 중 1만527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지난해 동월(1만4801가구)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 단지 등 계속 공급을 미루기 어려운 물량은 본격적인 선거 운동 이전에 분양을 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