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ATL, 나트륨 배터리 양산 선언… 리튬 위협하는 ‘기술 공습’

입력 2025-05-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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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L, 나트륨 이온 기반 신형 배터리 선보여
나트륨, 리튬 가격 10분의 1…화재 위험도 낮아
전문가 “LIB 투자 이미 너무 많이 진행”

▲중국 CATL이 나트륨이온배터리 넥스트라를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중국 CATL이 나트륨이온배터리 넥스트라를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중국 배터리 1위 CATL이 나트륨 이온 배터리 양산 계획과 함께 한국 진출을 공식화하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저가 공세에 이어 기술력까지 앞세우며 한국 3사를 압박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리튬 대체재로 주목받는 나트륨 배터리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데다, 글로벌 인재 확보전에도 적극 나서며 시장 주도권 경쟁이 한층 격화되는 분위기다. 다만 국내 전문가들은 기술의 잠재력을 인정하면서도 리튬이온배터리 기반의 기존 생태계와 생산설비 전환의 한계를 이유로 ‘패러다임 전환’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CATL이 나트륨 배터리 양산 계획을 밝히며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분기 한국 법인 설립도 공식화했다.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긴장감이 높다. CATL은 전기차 주행거리 불안, 충전속도, 안전성 등 여러 문제를 해결할 첨단 배터리 기술을 지난달 21일 개최된 ‘데크데이(Tech day)‘를 통해 대거 공개했다.

가장 시장의 이목을 끈 것은 CATL이 공개한 나트륨 이온 기반의 신형 배터리 브랜드 '낙스트라(Naxtra)'다. CATL은 낙스트라 배터리가 175Wh/kg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해 현재 널리 쓰이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유사한 성능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서는 200km, 순수 전기차에서는 50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하게 된다. 충전 속도는 5C급 고속 충전(15분 내 80%+) 가능하며, 수명도 1만 싸이클 이상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나트륨은 가격이 리튬의 10분의 1 수준이다. 리튬에 비해 421배 더 구하기 쉽다. 생산 비용 절감과 동시에 화재 위험이 낮다. 배터리 화재는 주로 분리막이 찢어지면서 발생하는데, 나트륨 배터리는 고체 특성상 화재 발생 위험이 더 낮다. 저온에 취약한 기존 리튬 이온전지와 달리, 나트륨 배터리는 저온에서도 출력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CATL은 “나트륨 배터리가 기존 리튬 배터리와 양강 구도를 형성하며 전체 배터리 시장의 5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구체적 양산 시점도 밝혔다. 6월 중장비 상용차 탑재용부터 시작해 오는 12월부터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용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기존 중국 배터리 업체가 저가형 LFP로 시장을 장악해왔으나 이제는 CATL이 신기술 개발에서도 한국 배터리 3사를 앞서가는 모양새다. CATL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020년 24.6%에서 2024년 37.9%까지 높아졌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모두 파이가 작아지는 추세다.

중국은 정부 보조금을 비롯해 엄청난 자금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CATL은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이 기간 연구개발비로 48억1400만 위안(약 9500억 원)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연간으로 단순 추산하면 약 3조8000억 원의 금액을 투입하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간 1조882억 원을 R&D에 투입했다. 삼성SDI는 1조2976억 원, SK온은 2770억 원을 투자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사업성 등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 중국 기업들은 보조금을 업고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단 기술 개발에 나선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나트륨이 리튬 대체하는 등 배터리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LG엔솔, 에코프로비엠 등 국내 기업들도 차세대 나트륨 배터리 개발 인력을 채용 공고를 내는 등 연구개발 중이다. 한국과 중국 간 인재유치 경쟁도 뜨겁다. LG엔솔은 지난달 26일 미국 시카고에서 글로벌 우수인재 채용 행사를 열었다. 김동명 사장이 직접 참석했다. CATL도 11일부터 18일까지 UC버클리 등 미국 유수 공대를 중심으로 채용설명회를 진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앞선 기술력은 인정하면서도, 리튬에서 나트륨 배터리로 배터리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기는 쉽지 않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 기술이 일정 수준까지 발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리튬이온배터리(LIB)에 대한 투자가 이미 막대한 수준이라, 기존 LIB 생산설비를 나트륨 이온 배터리용으로 전환하려면 양극·음극 소재를 비롯해 생산 조건을 대폭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구개발(R&D) 단계에서는 얼마든지 실험이 가능하지만, 이를 양산 체제로 전환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며 “특히 전기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캐즘’ 국면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CATL에서 홍보하는 배터리 역량들은 실험실에서 나온 수치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나트륨 배터리가 가격이 싸고 저온 특화돼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에너지 출력이 낮은 등 단점도 많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일부에서만 쓰일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신기술이 등장하면 이를 빠르게 양산하고 자국 OEM 기업을 중심으로 제품 적용을 확대하는 전략을 지속해왔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뿐만 아니라 2023년부터 양산에 들어간 반고체 배터리도 같은 맥락"이라며 "중국 기업들의 대량 생산 능력과 기술 개발 속도가 빠르다는 점은 인정되지만 대량 양산이 곧바로 시장 내 기술 채택 또는 배터리 기술 패러다임 전환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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