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까지 대통령 거부권 무효 위한 67명 지지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휴전에 미온적인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법안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그레이엄 의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내 법안에 대한 지지가 공동 발의자 60명이라는 기준을 넘어섰다”며 “이는 상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를 극복하기에 충분한 표를 확보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주말까지 최소 67명(상원 3분의 2)의 공동 발의자가 있을 것이고 이는 잠재적으로 대통령 거부권을 무효로 하기 충분한 수”라고 덧붙였다.
그레이엄 의원이 지난달 초 발의한 법안은 러시아가 평화 협정 협상을 거부하거나 협정을 위반할 경우, 우크라이나를 다시 침공할 경우 러시아의 침략을 지원하는 국가에 1~2차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우라늄을 구매하는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제품 전체에 관세 500%를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간 러시아에 부과하던 직접 제재에 이어 러시아와 거래하는 제삼국을 압박해 러시아를 추가 제재하는 방식이다.
애초 법안은 광범위한 지지를 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을 위해 러시아에 손을 내밀고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 의원들도 대통령을 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지속해서 평화 협정에 미온적인 움직임을 보이자 의원들이 단결하기 시작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를 따라올 수도 있고, 전쟁을 멈추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글을 남긴 것이 시발점이 됐다. 그레이엄 의원은 “러시아가 농간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 내가 보기에 분명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안에 이름을 올린 의원들은 양당 모두 고르게 분포됐다. 특히 공화당 원내대표인 존 튠 의원도 법안을 지지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튠 의원의 지지가 대통령 거부권 무효화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까지 최소 60여 명의 의원이 지지한다는 것은 백악관과 러시아가 놀랄 정도로 상원이 단결됐다는 메시지를 준다고 WSJ는 설명했다.
법안을 공동 발의한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은 “이 법안은 정말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있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지도부와도 법안을 논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안은 푸틴 대통령에게 의회가 우크라이나 국민을 굳건히 지지한다는 소름 끼치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