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100보다 강력 성능 기대”
중국 화웨이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을 대체하기 위해 자체 고성능 AI 칩을 개발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화웨이는 중국 IT 업체들에 자사의 최신 AI 칩 ‘어센드 910D’의 기술 실현 가능성에 대한 테스트를 요청했다. 이르면 내달 말에 첫 샘플을 받을 예정이다.
소식통은 또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로, 성능을 평가하고 고객에게 출시하려면 일련의 테스트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어센드 910D가 엔비디아가 2022년 출시한 인기 AI 칩인 H100보다 더 강력한 성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100은 AI 모델을 훈련시킬 때 주로 사용하는 첨단 칩으로, 미국 행정부는 군사적 이용 가능성을 이유로 2022년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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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AI 칩인 어센드 시리즈는 화웨이가 설계하고 중국 파운드리 기업 SMIC가 생산한다. 이전 버전은 910B와 910C가 있다.
앞서 21일 로이터통신은 화웨이가 910B 프로세서 2개를 하나의 패키지로 만든 910C 제품을 개발했으며 이르면 다음 달부터 고객사들에 대량 공급할 계획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알린 적이 있다. 또 화웨이가 지난해 말 910C 샘플을 기술 기업들에 배포해 주문받기 시작했으며, 일부 물량은 이미 공급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또 올해 중국 국영 통신사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등을 포함한 민간 AI 개발사에 910B와 910C 칩을 80만 개 이상 출하할 예정이라고 알려졌다. 더 나아가 일부 구매업체들은 910C 주문량 확대를 화웨이와 논의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WSJ은 “AI 칩 개발에 핵심적인 장비와 부품 개발에 중국이 직접 접근하는 것을 미국이 차단했다”면서 “이러한 제약으로 화웨이는 개별 칩을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대신 자사 칩을 활용해 더 효율적이고 빠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화웨이는 이달 384개의 어센드 910C 칩을 연결하는 컴퓨팅 시스템인 ‘클라우드매트릭스 384’를 선보였다. 시스템에 더 많은 칩을 연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네트워크 장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고도의 소프트웨어와 엔지니어링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리서치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어센드 수가 다섯 배 많은 것은 각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성능이 엔비디아의 블랙웰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다”면서 “전력 부족은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중국에서는 제약 요인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