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 쉬운 신품종 ‘가루쌀’ 활용한 신제품 개발…1000kg 포대 1~2시간 만에 생산 완료

9일 찾은 충남 논산시 광석면에 있는 사조동아원 광석공장. 이곳은 밀과 메밀 등 곡물을 곱게 갈아 가루로 만드는 제분전문공장이다. 작년부터는 가루쌀(바로미2)을 제분해 본격 생산하고 있다. 가루쌀을 제분해 제품을 시험생산하는 기계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가루쌀은 일반쌀보다 가공이 쉽도록 개발된 신품종으로, 정부가 저조한 국내 쌀 소비를 해결하고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전략 작물로 삼아 키우고 있다.
사조동아원은 지난해 사조그룹에 인수돼 계열사로 편입된 단체급식·식자재 유통기업 푸디스트와 가루쌀 활성화를 위해 의기투합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주관하는 ‘2025년 전략작물 제품화 지원사업’에 선정된 것. 이에 따라 광석공장은 지난해 초부터 가루쌀을 제분해 ‘백미 가루’와 ‘고운 백미 가루’ 2종을 생산에 돌입했다.
가루쌀 제분 공정은 크게 △원곡물 투입 △분쇄 △사별 △포장 △출고 5가지로 구분된다. 시험생산 라인으로 가보니, 가장 먼저 1000kg짜리 가루쌀 포대 4개가 눈에 띄었다. 제분공정에 쓰이는 가루쌀은 모두 고품질 햅쌀로, 농식품부에서 지정한 쌀가공협회에서 공급받는다.

다음 분쇄 공정을 보니, 3개의 롤러밀 기계 안에 투입된 원곡물이 기계당 2개의 롤러를 통해 고운 가루로 변했다. 롤러밀은 1대 당 1억 원으로 가루쌀 생산을 위해 이 공장이 새로 들인 설비다. 고운 입자로 분쇄된 가루쌀 가루는 파이프를 통해 이동, 사별 공정이 이뤄지는 시프트실로 옮겨졌다. 가루쌀 이동 과정은 뉴메틱 방식(공기이송 방식)으로 오염을 방지했다.
사별이란 분쇄된 가루를 체에 걸로 입자 크기별로 분류하는 과정이다. 이 같은 분쇄와 사별을 수차례 반복해야만 원하는 입자 크기의 가루를 만들 수 있다. 작업을 마친 가루쌀은 포장돼 금속검출기를 통과한 후 최종 출고된다. 이 모든 공정은 1톤(t) 기준 약 1~2시간이 걸린다. 이재강 사조동아원 제분연구소장은 “과자류나 케익류에는 폭신한 식감을 내기 위해 입자가 좀 더 큰 게 적합하고, 제면에는 고운 입장의 가루 쌀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최종 출고된 가루쌀은 사조동아원 부산 공장으로 옮겨져 △가루쌀 배터믹스·프리믹스 △부침가루 △튀김가루으로 재가공 된다. 푸디스트는 가루쌀을 활용한 신제품 라인업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푸디스트 브랜드관리팀이 가루쌀로 만든 ‘돈까스 믹스’를 개발 중으로, 시제품 평가 등을 거쳐 올 하반기 중 생산이 목표다.
이번 가루쌀 제품화는 사조그룹 내 두 회사 간 첫 협업 사례로, 전문적인 제분 기술력·인프라가 강점인 사조동아원과 안정적인 유통망을 갖춘 푸디스트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당초 사조동아원이 가루쌀을 제분해 가루를 생산했지만, 최종 제품화나 유통망이 없어 고민이 컸다. 그러다 지난해 푸디스트가 사조그룹에 편입되면서 단체급식 사업장과 자사 마트 채널을 통해 유통이 가능해졌다.
사조동아원 관계자는 “이번 협업을 통해 생산자·제조사·유통사 원스톱 프로세스를 구축하게 됐다”면서 “가루쌀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 식량 자립과 쌀 생산 농가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가루쌀 제품의 성공은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면서 소비자들에게 가루 쌀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와 상품군이 확대돼야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푸디스트 관계자는 “현재 푸디스트는 350여 개의 단체급식 운영 사업장과 1만1100개의 식자재 공급처를 보유하고 있다”며 “사조동아원이 제분한 가루쌀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해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를 이룰 수 있고 향후에도 지속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가루쌀을 응용한 제품군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