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대표 진두지휘 통했나
김승현 ETF본부장 등 인재 영입·상품 개발도 주효

하나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성장 폭을 키우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22일 기준 1조7135억 원으로 집계됐다. ETF를 운용하는 전체 자산운용사 중 8위 규모다. 최근까지만 해도 9위를 기록하다, 8위였던 NH아문디자산운용을 제치고 한 계단 올라섰다.
하나자산운용의 ETF 부문은 1년 사이 크게 성장했다. 올해 ETF 순자산 규모는 전년 동기(6554억 원)보다 142% 넘게 불어났다.
하나자산운용의 성장세는 헤드급 인력 충원이 주효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2023년 10월 정통 ‘하나맨’이자 스타매니저 출신인 김태우 하나자산운용 대표가 취임한 후, ETF 브랜드명을 기존 ‘KTOP’에서 ‘1Q(원큐)’로 교체하면서 상품 종류를 다양화한 것이 주효했다. 기존에는 주식·채권형 상품만 가지고 있었는데, 지난해 ‘1Q CD금리액티브(합성) ETF’와 같은 파생형 상품도 출시하면서 상품군을 확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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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채권형 ETF 순자산은 크게 증가했다. 전년 동기 5000억 원대였던 하나자산운용의 채권형 ETF 순자산총액은 현재 1조 원대를 훌쩍 넘겼다. 이 중 대표 상품인 ‘1Q 머니마켓액티브 ETF’가 변동성 장세 속에서 인기를 끌면서 순자산 6500억 원을 달성했다. 김 대표는 해당 상품을 순자산 1조 원 이상의 ‘메가 ETF’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하나자산운용은 올해 초 ETF 헤드에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솔루션 담당이던 김승현 하나자산운용 ETF·퀀트솔루션본부장도 영입했다. 김 본부장을 필두로 하나자산운용은 올해 3월 ‘1Q 미국S&P500 ETF’를 선보였다. 이 ETF는 상장 직후 8영업일 만에 순자산이 500억 원을 돌파했다. 동일 지수 추종 ETF 중 최단기간이다. 미국 대표지수 ETF는 대형 자산운용사 쏠림이 심화했지만, 분배금 지급일에 차별성을 두면서 투자자 선호를 이끈 덕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회사 상황에 적합한 인재를 적극 영입해 독자적인 길을 찾았던 점이 일명 ‘알짜배기’ 성장에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아직 시장 내 점유율이 크진 않지만, 짧은 시간 내 성장 폭이 큰 편이라 상위권 중심의 ETF 시장에서 메기가 될 거란 기대감도 있는 편”이라고 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과의 합병 계획도 기대 요인이다. 하나금융그룹은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하나자산운용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합병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하나금융은 하나증권의 100% 자회사 상태인 하나자산운용을 하나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하나자산운용은 운용자산 50조 원 규모의 자산운용사로 도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