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AI와 에너지’ 공생관계 활용을

입력 2025-04-2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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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회장

인공지능(AI)은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챗봇과 대화하고,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며, 공장이 스스로 효율을 높인다. 하지만 화려한 AI 혁명 뒤에는 거대한 전력 소비가 숨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에너지와 AI(Energy and AI)’ 보고서는 AI가 전기를 먹어 치우는 ‘대식가’이자 에너지 부문을 혁신하는 ‘슈퍼히어로’라는 점을 강조한다. AI와 에너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다. 이들이 한국에 어떤 미래를 열 수 있을까?

AI의 심장, 데이터센터는 전력의 블랙홀이다. 작년에 전 세계 데이터센터는 일본 전체 전력 소비에 맞먹는 415TWh(테라와트시)를 사용했다. 미국(45%), 중국(25%), 유럽(15%)이 주요 소비자다. 2030년에는 945TWh로 두 배 이상으로 뛸 전망이다. 미국에선 데이터센터가 2030년 전체 전력 수요 증가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쯤 되면 AI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에너지 산업의 게임체인저라고 볼 수 있다.

AI, ‘전기 대식가’이면서 에너지혁신 이끌어

문제는 전력망이 수요를 감당하기 벅차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20%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전력망 연결 지연으로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재생에너지가 2030년 데이터센터 수요의 절반(450TWh)을 감당하고, 천연가스(175TWh), 소형모듈원전(SMR) 같은 신기술이 힘을 보태지만, 추가적인 전력 확충 없이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데이터센터가 전력망과 유연하게 협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여유 서버나 백업 발전기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AI는 전기를 많이 먹지만, 에너지 부문의 혁신을 이끄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AI는 석유 탐사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메탄 배출을 감지하며, 전력망 고장을 30~50% 빨리 찾아낸다. 전송선 용량을 175GW 늘릴 수 있는데, 이는 2030년 데이터센터 추가 수요를 웃도는 수치다. 산업 공정 최적화에서는 멕시코 전체 에너지 소비만큼을 절약할 수 있다. 교통에선 자동차 1억2000만, 건물에선 호주·뉴질랜드 연간 전력 소비만큼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기회만큼 위험도 크다. 데이터센터 칩에 필요한 갈륨은 중국이 99% 공급한다. 2030년 데이터센터 수요가 갈륨 공급의 10%를 차지할 수 있어, 공급망 리스크가 존재한다. 사이버 공격은 AI로 더 교묘해졌지만, AI는 이를 막는 방패도 된다. AI 위성은 에너지 인프라 사고를 500배 빨리 감지한다.

한국은 AI 강국을 꿈꾸지만, 전력망과 재생에너지 기반은 아직 부족하다. 작년 한국 데이터센터는 글로벌 용량의 10% 미만이지만,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AI 칩 수요, 네이버, 카카오의 AI 서비스 확장으로 전력 수요가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 재생에너지 비율(2023년 8.5%)이 낮은 한국은 천연가스와 원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SMR은 2030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전력망 확충이 늦어지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지연될 수 있다. 정부는 전력망 투자와 데이터센터의 지역 배치를 서둘러야 한다.

전력망과 재생에너지 확충 시급히 나서야

에너지 최적화를 위해, 한전의 전력망 관리, SK에너지의 정유 공정,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에 AI를 접목하면 효율이 오른다. 하지만 AI 인재는 절대 부족해 데이터 공유 플랫폼과 AI 기술 교육이 시급하다. 갈륨 같은 광물 의존도도 줄여야 한다. 반도체 강국이지만, 중국의 갈륨 독점은 리스크다. 광물 공급망 다변화와 AI 기반 사이버 보안도 강화해야 한다.

AI와 에너지는 상호 공생 관계다. 데이터센터는 전기를 먹지만, AI는 에너지 부문을 똑똑하게 바꾼다. 한국이 전력망과 재생에너지를 키우고, AI를 에너지 혁신에 적극 활용한다면, 우리도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몫하면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 AI와 에너지의 춤사위로, 한국이 무대의 주인공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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