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 편의성에 매출 늘지만, 비용 부담에 수익성 악화 우려

국내 패션 플랫폼들이 ‘배송 속도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수적인 배송 서비스에 혈안이 될 경우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무신사·에이블리·지그재그 등 주요 패션 플랫폼의 배송 서비스 경쟁이 뜨겁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최근 빠른 배송 서비스인 ‘직진배송’에 주 7일 배송 시스템을 정식 도입했다. 직진배송은 CJ대한통운을 통해 밤 12시 전 주문 시 다음 날 상품을 배송하는 서비스다. 직진배송은 크게 △전국 대상 일반배송 △서울·경인, 천안·아산 일부 지역 대상 당일배송 △서울 지역 새벽배송으로 구분해 운영된다. 지그재그가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평일만 가능했던 빠른배송이 주말까지 확대됐다. 주 7일 배송이 적용된 것은 일반배송으로, 향후 토요일과 일요일 밤 10시 이전 결제하면 각각 다음날 배송이 이뤄진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에이블리’는 작년 10월 빠른배송 서비스 ‘샥출발’을 ‘오늘출발’로 변경했다. 오늘출발은 크게 ‘입점마켓 직접배송’과 ‘에이블리 직접배송’으로 나뉘는데, 에이블리 직접배송은 CJ대한통운과 협력한 주 7일 배송이다. 평일 오후 6시 전 주문 및 결제 완료 시 에이블리의 자체 풀필먼트센터(서울 성수동)에서 물건을 출고한다.
패션 플랫폼 1위 무신사도 올해 초부터 ‘플러스(PLUS) 배송’을 통해 주 7일 배송을 하고 있다. 빠른 배송ㆍ교환ㆍ환불 등 3대 서비스로 구성된 플러스 배송은 2023년 5월 처음 도입됐다. 무신사 스탠다드, 랄프로렌, 아식스, 살로몬 등 주요 인기 브랜드 주문 시 이용할 수 있다. 고객이 평일 오후 10시 이전까지 결제하면 다음날 상품 도착이 보장된다.
패션 플랫폼들이 이처럼 배송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것은 편의성 증대를 통한 모객을 위해서다. 문제는 ‘비용 부담’이다. 물류 서비스 강화는 이커머스업계에서도 수익성을 갉아먹는 대표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패션 플랫폼들이 비용 부담을 안고 배송 서비스에 공 들이는 것은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에이블리의 오늘출발 상품 거래액은 1월 기준 배송 서비스 개편 시점 대비 약 4개월 만에 55% 늘었다. 주문 수와 주문 고객 수도 각각 50%씩 증가했다. 지그재그의 빠른배송 거래액도 매년 증가해 올 1분기 직진배송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0% 뛰었다.
패션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배송 서비스 강화는 결국 막대한 비용 투자가 있어야 가능하다”면서도 “하지만 배송 편의성이 매출을 좌지우지 하는 만큼 경쟁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각 사는 배송 역량 강화에 전력투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