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다른 사람 지배하려는 노력 굴복하면
미국 250년 위험에 놓일 것"
트럼프 구조조정 겪은 연방 공무원 달래기도
2주 새 전직 대통령 세 명이 트럼프 비판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5년 바로 이날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에서 168명의 목숨을 앗아간 폭탄 테러 발생 30년 추모행사에 연사로 참석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 끔찍한 일을 저지른 테러리스트들은 그 사건이 미국 정부에 대한 전국적인 격변을 일으켜 결국 우리 정부와 민주주의, 우리 삶의 방식을 파괴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러나 여러분은 그들에게 봉사와 명예, 친절을 베풀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미국은 여러분이 필요하다. 미국은 ‘오클라호마 스탠더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클라호마 스탠더드는 폭탄 테러 후 시민들이 보여준 공동체 정신과 연대 등을 상징하는 것으로 자리 잡은 표현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우리가 모두 그것을 지키며 살아간다면 더 공정한 경제와 더 안정적인 사회를 얻게 되고 우리가 무언가를 틀렸다는 것을 시인한다고 해서 약하다고 느끼지 않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이 우리와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려는 노력에 굴복하게 된다면 더 완벽한 연합을 향한 미국의 250년 여정이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우리 중 누구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클라호마 폭탄 테러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지 2년 정도 됐을 때 발생했다. 당시 폭탄을 실은 트럭이 터지면서 9층짜리 연방정부 청사가 파괴됐고 어린이 19명을 포함해 168명이 숨졌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우리 모두 알다시피 목숨을 잃은 사람 대부분이 공무원이었다”며 “그들이 매일 했던 일은 선택의 문제였다. 국민을 위해 일하고 사업하는 것이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구조조정에 휘말린 연방정부 공무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연설이 현 대통령을 겨냥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는 최근에도 지역지 오클라호만과의 인터뷰에서 “연방 직원들을 마치 개처럼, 그리고 그들의 활동을 거의 불법인 것처럼 묘사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오클라호마시티 폭탄 테러 대응 방식을 포함한 교훈은 지금 이 순간과도 매우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이 “게으르다”, “낭비다” 등의 발언을 일삼으며 공무원들을 대거 해고하거나 휴직시킨 데 따른 반응이었다.
최근 들어 전직 대통령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최근 2주 새 트럼프 행정부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학가의 정부 보조금을 중단하는 것에 대해, 바이든 전 대통령은 사회보장제도 축소 위협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WP는 “국가 최고위직에 재직했던 소수의 개인 사이에는 일종의 동지애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에 전통적으로 전직 대통령이 후임자를 공개적으로 비판하지 않는다는 관습에도 불구하고 2주 동안 전직 대통령 3명이 대중 앞에 나서서 현 백악관 주인에 대한 경종을 울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