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20일)은 24절기 중 하나인 곡우다.
곡우(穀雨)는 곡식 곡에 비 우를 쓰며, 글자 그대로 '곡식에 내리는 비'라는 뜻이며,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지게 한다는 뜻도 있다. 곡우는 24절기 중 여섯 번째 절기로 청명(淸明)과 입하(立夏) 사이에 있다. 봄비가 내려 농작물이 잘 자라길 바라는 시기이며, 본격적인 봄 농사가 시작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태양의 황경(黃經)이 30도에 이르는 시기로, 날씨가 점차 따뜻해지고 강수량도 많아진다. 예부터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들고, 비가 없으면 흉년이 든다"는 말이 전해질 만큼 농사에 있어 중요한 절기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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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우는 찬 이슬과 늦서리가 완전히 사라지는 무렵으로, 논밭 갈이와 모내기 준비가 활발히 이뤄진다. 이 시기부터 논밭에 거름을 넣고 씨를 뿌리는 일이 본격화되며, 고기잡이나 나무 심기 같은 생업도 활기를 띠는 때다.
또한, 곡우는 우리 선조들이 차를 처음 따는 시기로도 유명하다. '곡우차(穀雨茶)'라고 불리는 이 시기의 차는 곡우 무렵에 솥에 찐 어린 찻잎으로 만들며, 맛과 향이 뛰어나 예로부터 귀하게 여겨졌다. 이 차를 마시면 나쁜 기운을 막고, 건강하게 여름을 날 수 있다고도 믿었다.
이 시기는 전국 산천이 연둣빛으로 물드는 시기이기도 하다. 진달래, 철쭉, 벚꽃이 저물고 나면 곧바로 신록이 짙어지며 본격적인 봄의 정점으로 향해간다.
곡우 즈음에는 봄철 나물 음식도 풍성해진다. 대표적으로 곰취, 머위, 냉이, 달래, 두릅, 참나물 등 제철 산나물이 밥상에 올라 입맛을 돋운다. 이밖에 곡우에는 도미, 전어, 주꾸미처럼 봄철 산란기를 맞은 해산물도 별미로 꼽힌다.
기상청에 따르면 곡우인 오늘 남부지방과 제주도 등 곳곳에 비가 내리겠다. 충청권 남부와 전라권, 제주도는 새벽까지, 경상권(경남 서·중부 내륙 제외)은 오전까지, 경남 서·중부 내륙은 오후까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7∼16도, 낮 최고기온은 15∼27도로 예보됐다. 봄철 강풍도 불겠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새벽까지 바람이 순간풍속 시속 55㎞(초속 15m) 이상으로 강하게 부는 곳이 있어 시설물 관리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