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윤 샘표 우리맛연구실장 “한식은 가장 강력한 콘텐츠…세상 바꿀 날 올 것”[미니 인터뷰]

입력 2025-05-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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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한국·대만 의장 임명

음식 사랑에 인생 걸어…한식연구가 활동
스페인 엘불리·알리시아연구소서 인생 바껴
세계가 주목하는 K푸드, 지금 도약할 때
“정부 지원 정책·인재양성 교육 등 필요”

▲최정윤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연구실장이 12일 서울 중구 샘표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최정윤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연구실장이 12일 서울 중구 샘표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식품전문기업 샘표에서 세계적 미식 평가 수장이 탄생했다. 최정윤 샘표 우리맛연구실장이 최근 영국 매거진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의 한국·대만 의장으로 임명된 것.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미쉐린 가이드와 함께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미식 평가 가이드다. 최 실장은 한국·대만 지역 내 최고 미식 전문가들로 구성된 패널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국내외 외식업계에선 “될 만한 사람이 됐다”는 게 중론이다.

12일 서울 중구 충무로2가에 있는 샘표 본사에서 만난 최 실장은 “음식을 사랑하고, 음식에 인생을 걸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그만큼 음식, 특히 한식에 대한 그의 태도는 진지했다. 그는 음식이 세상을 바꾸는 것을 지켜봐 왔고, 한식이 세상을 바꿀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25년 이상 셰프이자 한식 연구가로 활동해 온 최 실장은 ‘음식이 세상을 바꾼다’는 경험을 스페인에서 했다. 스페인은 음식이 나라를 바꾼 대표적인 케이스다. 전통적인 미식의 나라는 미식 전문가들은 프랑스나 이탈리아를 꼽아왔다. 당분간 어떤 나라도 이 타이틀을 뺏을 수 없을 것이라고 믿었지만, 1980년대 스페인에서 ‘엘불리’(El Bulli)가 깜짝 등장했다.

까탈루냐 외딴 해변에 있는 레스토랑 엘불리는 ‘분자요리’의 선두주자로,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5회 1위를 차지했고, 14년간 미쉐린 3스타를 유지하며 신화가 됐다. 매년 250만 명 이상, 2년치 예약이 밀릴 정도로 전 세계 미식가들의 성지로 떠올랐다. 엘불리는 현재 문을 닫았지만, 스페인의 관광과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곳으로 평가된다.

▲최정윤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연구실장이 12일 서울 중구 샘표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최정윤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연구실장이 12일 서울 중구 샘표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최 실장의 인생도 스페인에 머물면서 바꼈다. 엘불리와 알리시아연구소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식 연구가로 발돋움했다. 알리시아연구소는 세계적인 요리과학연구소로, 엘불리의 명성을 이끈 셰프 페란 아드리아(Ferran Adria)가 설립한 곳이다. 요리사, 과학자, 식문화학자 등이 모여 음식문화를 연구한다. 최 실장은 “요리사였던 20대엔 어떻게 요리를 더 잘할까만 고민했는데, 알리시아연구소에서 음식의 가치와 역할을 깨달았다”며 “그곳에서 보낸 시간이 제 인생을 통째로 바꿨다”고 회상했다.

최 실장은 한식이 세상을 바꾸려면 세계가 K푸드를 주목하는 바로 지금 도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리 연구와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의장 자격으로 해외를 자주 누비는 그는 최근 어느 나라에 가도 한식에 대한 높은 관심을 체감한다. 단언컨대 “한식이 지금 세계적으로 가장 힙(hip)한 음식”이라고 했다.

그는 “한식의 매력은 조화”라며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며 식재료가 버려지지 않도록 요리하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식은 사람을 모으는 음식이다. 한식은 항상 사람을 중심으로 밥상에서 음식을 나눠 먹지 않나”라며 “모든 것을 포용하는 다양성이 한식의 힙을 완성한다”고 강조했다.

▲최정윤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연구실장이 12일 서울 중구 샘표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조현호 기자 hyunho@)
▲최정윤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연구실장이 12일 서울 중구 샘표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조현호 기자 hyunho@)

한식이 그저 한때 힙한 음식을 넘어, 매일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내리는 일상식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일까. 최 실장은 “탄탄한 ‘산업적 밸류 체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한식이 산업적으로 돈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 실장은 “한국의 가장 강력한 콘텐츠는 음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음악이나 영화는 유행이 있어 인기가 올라갔다가 떨어질 때도 있다”면서 “그런데 음식은 조금 다르다. 한 번 퍼지면 굉장히 오래 돈을 벌어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식이 산업적으로 저평가 받는 부분에 대한 안타까움과 인재 양성의 고충도 전했다. 최 실장은 한식 미래인재 양성 및 한식 연구 기관인 비영리사단법인 ‘난로학원’ 의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한식은 오랜 기간 국가에 큰돈을 벌어다 줄 수 있는 산업 가치가 매우 큰 분야”라며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잘 저어야 한다. 정책적 지원 부분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학교 등을 개인이 고민할 게 아니라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을 고려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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