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100% 국민 여론조사...2차 경선 투표부터 당원 50% : 국민 50%
-역선택방지조항 적용에 후보 간 유불리 엇갈릴 듯

국민의힘이 대통령 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방식과 일정을 10일 확정했다. 1차 예비경선(컷오프)에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100%)로 4명의 후보를 압축한 뒤 2차 컷오프에서 당원 50%·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최종 2명을 선출하기로 했다. 다만 모든 경선에 적용되는 '역선택방지조항'으로 중도층에 확장성이 있거나 탄핵 찬성을 주장했던 후보들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열린 브리핑을 통해 대선후보 선출 방식을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1차 경선에서 국민 여론조사 100%로 4인을 선출한다. 2차 경선에서 선거인단 투표 50%, 국민여론조사 50%로 2인을 선출한다"며 "3차는 선거인단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로 최종 1인을 선출한다. 다만 4인 경선에서 한 후보가 50%를 넘으면 2인 경선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차 경선서 국민 여론조사 100%를 한 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라든지 민심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요청들 많아 민심 눈높이에 맞는 후보들이 4인 경선으로 갈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이라며 "4인 경선과 2인 경선에선 선거인단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각각 50%로 했는데, 그건 당원과 민심을 고루 반영하겠다는 의지"라고 덧붙였다.
이어 "후보자 선출 방식에 있어서 많은 의견과 제안이 있었다"며 "그런 제안과 의견을 취합하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다"고 전했다. 또 "기본적으로 당 대표를 선출할 때 결선투표를 하지만 대선 후보는 당헌·당규에 결선 투표를 해야한다는 규정이 없다"면서 "당 대표 선출에도 결선투표를 하는데, 대통령 후보에 결선투표를 하지 않는 건 맞지 않다는 차원에서 넣었다"고 했다.
이 사무총장은 "결선투표를 통해 50%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그 후보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고 민주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는 차원에서 그런 결론을 냈다"면서 "국민적 관심을 제고한다는 차원에서 2인 경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경선 과정의 모든 여론조사에는 역선택방지조항이 반영된다. 역선택방지조항은 경쟁 정당의 지지자들이 경선에 참여해 본선 경쟁력이 낮은 후보를 고의로 선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이 장치가 적용되면 여론조사 대상이 지지층과 무당층에 국한된다. 이 때문에 보수 지지가 강한 후보가 부각되고, 반대로 중도 확장성을 가진 후보는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역선택방지조항이 적용되면 사실상 당심과 민심 반영 비중이 얼마이든 중요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출마를 확정한 후보군 중에선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 등이 불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보수 진영 잠룡 지지율에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갤럽이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에서 김문수 전 장관이 9%로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34%)의 뒤를 이었다. 이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5%, 홍준표 대구시장 4%, 오세훈 서울시장이 2%를 기록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 인터뷰'에서 "역선택 방지라고 아주 이상한 제도를 도입해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만 (조사할 수 있게) 돼 있다"면서 "사실상 당심 100%(당원 투표 100%)하고 거의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제일 원하는 후보를 뽑아달라. 아예 국민 손에 맡기는 게 우리 본선 경쟁력을 가장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경선룰 변경이 촉박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3~4일이면 가능한 일"이라며 "시간이 촉박해서 할 수 없다는 것은 뜻을 감추기 위한 핑계"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14일∼15일 후보 등록을 진행하고, 서류심사를 통해 16일 1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조 추첨을 통해 3개 조로 나눈 뒤 18일 A조, 19일 B조, 20일 C조로 조별 토론회를 진행한다.
1차 경선에서 4명이 추려지면 22일 저녁 2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한다. 26일에는 4인 후보자 토론회가 열린다. 이후 27일과 28일 선거인단과 국민 여론조사 통해 29일 3차 경선 진출자가 발표된다. 최종 후보에 오른 2인은 30일 양자토론을 한다. 최종 1인은 5월 3일 전당대회에서 결정된다.



